최신기사
애도기간에 박수치고 연호하는 與 당원들
뉴스종합| 2014-05-13 08:20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승객들을 애도하는 기간에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가 지나치게 과열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애도 기간임을 감안해 새누리당은 참석자들에게 박수만 치는 ‘조용한 선거’를 요청했지만, 지지자들은 “구호를 자제해 달라”는 사회자의 안내 멘트가 나온 직후에도 연신 지지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실내체육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한 투표가 시작되자 행사장에 참석한 당원들은 서로 경쟁적으로 지지 후보의 이름을 연신 연호하기 시작했다. 이날 행사에 앞서 행사 참석자들은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도 했지만, 조용하던 장내 분위기는 5분도 가지 않았다.

특히 지지 후보의 구호가 적힌 피켓과 깃발을 든 일부 지지자들이 큰 목소리로 지지 후보의 이름을 외치기 시작하자, 행사장 내에서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전 국민적인 애도 기간임을 감안해 연호와 구호를 자제해 달라”는 사회자의 메시지가 수차례나 울려 퍼졌다.

하지만 지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사회자의 안내 방송이 끝나고 잠시 잠잠하던 장내는 불과 5초도 지나지 않아 다시 후보자의 이름을 외치는 지지자들로 채워졌다. 호루라기를 불고 응원용 방망이를 치거나 깃대를 흔들며 지지 후보의 이름을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

특히 김황식 후보가 정견 발표를 하기 앞서 큰 스크린을 통해 내보낸 홍보 영상 도입부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애도를 보냅니다”는 글귀가 나왔지만 이 가운데서도 ‘김황식’을 연호하는 소리는 끊기지 않았다.

한편 투표가 시작되면서 지지자들은 저마다 후보 이름과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실내체육관 내 통로를 에워쌌다. 이 때문에 2층 관중석에서 1층 투표소로 내려가는 복도가 좁아졌고 일부 선거인단들은 불쾌감을 내비쳤다. 국민선거인단의 A 씨는 “차분하고 조용하게 투표하고 싶은데 자꾸 후보 이름을 들이대니까 불편하다”면서 “장내 분위기를 보면 지금이 애도 국면이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투표 시간이 마감되자 단상 위에 올라선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그러나 “여러분들이 질서 정연하게 투표를 마쳐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dsu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