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말로만 공약선거? 예비후보자들 공약 미완성인데 일단 등록부터
뉴스종합| 2014-05-13 09:47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 지난 5일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예비후보자들의 주요공약을 유권자들이 파악할 수 있도록 ‘5대 공약’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현재 선거를 뛰고 있는 시도지사 후보자들 중 10여명은 아직까지도 공약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은 여야 최종 후보자로 확정된 인물이지만 여태 핵심공약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후보자들 너도나도 정책으로 승부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유권자들은 서비스 시작 1주일이 지나도록 이들의 공약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선관위 정책ㆍ공약알리미에 따르면 지난 12일 현재 시도지사 후보자 11명은 자신의 공약을 제출하지 않아 해당칸이 공란 상태로 남아 있다. 이에 이 서비스 상에서는 이들의 간략한 프로필 정도만 확인할 수 있다.

선관위는 6ㆍ4 지방선거 30일을 앞두고 각 후보자들에게 공약을 5개로 요약해 제출해줄 것을 요청했다. 5대 공약에는 각각의 목표와 이행방안, 이행기간, 재원조달방안 등이 담겨 있어 유권자들은 각 후보자들의 공약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선관위는 선거공약지표도 제공해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해당 공약을 보면서 ▷목표 및 추진방법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는지 ▷목표달성 비율이 제시됐는지 ▷지역의 미래상과 현안이 고려됐는지 ▷공약이행 시간계획이 있는지 등의 여부를 가늠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서울ㆍ대구ㆍ광주ㆍ울산ㆍ충북 지역 일부 후보자들은 선관위의 안내대로 이처럼 일목 요연하게 공약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들 가운데 대구광역시장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ㆍ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 광주광역시장 새누리당 이정재 후보, 울산광역시장 새누리당 김기현 후보, 충북도지사 새정치연합 이시종 후보 등은 이미 각각 소속당 최종 광역단체장 후보로 확정됐는데도 이렇다 할 5대 공약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권 후보와 김 후보는 각각 2월 4일과 3월 24일 예비후보자 등록을 해놓고도 2, 3개월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공약을 제출하지 않았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상대 후보자와 공약이 겹치는 관계도 있을 수 있고, 미리 공약을 공개할 경우 상대 후보 측에 노출될 수 있어 현재 최종적으로 공약을 가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촉박했다는 것이 제출하지 못한 이유로 꼽히기도 했다. 울산시장 김 후보 측 관계자는 “현역 의원으로 4월 임시국회와 지난 2일 본회의 일정까지 마치고 8일 등록하다 보니 아직 공약을 다 완성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충북지사 이 후보 측은 “1주일 전 공약을 다 만들었는데, 선관위에 제출되지 않은 것은 업무착오인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시장 전략공천 갈등 당사자인 새정치연합의 윤장현 후보와 탈당 후 무소속으로 나선 강운태 광주시장, 이용섭 후보는 모두 한날인 7일 등록했지만 윤 후보만 공약을 제출했다. 나머지 후보자들은 “공약 우선 순위를 조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약이 완성되기도 전에 등록부터 한 것을 두고 공약은 뒷전이고 선거운동을 먼저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면 선거사무소 설치, 간판ㆍ현판ㆍ현수막 게시, 문자전송, 홍보명함 배부, 어깨띠 착용, 전화통화 등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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