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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강화가 곧 자기혁신…조직 전체 ‘안전 · 소통 · 품질’ 재무장
뉴스종합| 2014-05-15 11:24
삼성 연말까지 안전예산 3兆 투입
현대車 품질향상 기본요소에 총력
SK ‘수펙스추구협’ 핵심가치 정비

글로벌 경쟁속 조직내 안일함 경계
고객·가족 포용하는 인간존중 경영


고(故) 이병철 창업주가 남긴 삼성그룹 경영의 삼자요결(三字要訣)은 운(運)ㆍ근(根)ㆍ둔(鈍)이다. 이건희 회장은 이를 환경적응ㆍ끈기와 집념ㆍ충실한 기본으로 풀이했다. 이 회장은 수필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사업을 하는 마음가짐에서 초심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가장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업의 호불황때마다 내가 이 사업을 왜 시작했는 지를 자문하면서 초심을 다시 새긴다고 소개했다.

최근 재계가 ‘기본’과 ‘기초’ 그리고 ‘안전’ 을 강조하는 것도 초심 회복, 즉 자기성찰을 통한 혁신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면서 자칫 가장 기본적인 부문에서의 소홀함이 기업 전체를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지난 해 말 신경영 선언 20주년 기념 특별 인센티브를 지급한 삼성그룹은 올 초부터 신경영 21주년이란 말 대신, 마하(mach)경영 원년을 선언했다. 1993년 신경영을 시작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자기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다.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와 김창근 의장<사진>을 중심으로 자사의 기본정신인‘ 수펙스’를 강화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DB]

삼성은 지난 해부터 사업 구조조정과 계열사 재편에 들어가면서도 가장 기본인 ‘안전’에 소홀하지 않기 위해 올 연말까지 무려 3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미래 경쟁력을 위한 인간에 대한 탐구, 즉 인문학을 장려하는 인재 정책도 펼치고 있다. 특히 백혈병 등 산업 재해에 대해서도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적극적인 보상정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이건희 회장은 평소에도 사람을 소홀히해서 얻은 돈은 무의미하며 부끄러운 일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올 들어 정몽구 회장이 직접 기본을 챙기고 있다. 해외 공장들을 두루 방문해 품질을 강조한 것은 ‘기본기’를 갖추기 위해서는 ‘품질’이 뒷받침되야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글로벌 5위의 자동차브랜드로 성장하는 데는 1999년 미국시장에서 시행한 ‘10년 10만마일 품질보증’이 결정적이었다. 가장 기초가 되는 품질에서의 성찰을 통해 오늘에 오른만큼 여러 도전에 직면한 2014년 다시 품질, 기본을 통한 한계극복 전략을 택한 셈이다. 지난 해에는 독일 뉘르부르클링에 시험센터를 완공했다. 소비자들이 고급자동차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주행감성을 갖추기 위해서다.

철강 부문에서도 정 회장은 안전이 곧 품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무려 1700억원의 재원을 안전대책에 투입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SK는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의 부재로 인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경영의 가장 기본인 의사결정체제를 재정비했다. ‘따로 또 같이 3.0’으로 그룹 경영체제를 재편하면구축하면서 6개 위원회를 총괄하는 조직 명칭을 ‘수펙스추구협의회’로 정했다. 인간의 능력으로 도달가능한 최상의 수준을 일컬는 ‘SUPEX’ 정신은 1989년 정립된 SK그룹의 핵심가치다.

지주사인 SK(주)가 갖고 있던 계열사 조율 관리 업무를 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위원회로 이관했고, 그룹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총괄하는 별도의 위원회도 신설할 방침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실무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6개 위원회 아래 각종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계열편입으로 연구개발(R&D) 분야가 더욱 중요해지면서 이를 총괄하는 ‘R&D 소위원회’도 전략위원회 산하에 설치하기도 했다.

국내 전자와 화학산업의 모태인 LG는 연구개발 강화를 기본강화의 기본 전략으로 삼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연구개발 성과보고회에서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 내려면 독창적인 핵심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임원세미나에서는 “고객의 삶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투자하고 힘을 키워 나가라”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집계한 지난 해 말 자산총액 기준 재계순위는 LG그룹이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SK그룹에 이어 4위지만 올 투자규모는 현대차그룹(15조원)보다 많은 16조5000억원인 재계 2위 규모다.

홍길용ㆍ김대연ㆍ김윤희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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