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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중장년층에 꽂힌 기업들 ‘키치 마케팅’
뉴스종합| 2014-05-16 11:09
60~70년대 복고풍·개그프로같은 광고
어린시절 향수 자극하는 마케팅 봇물
문화센터 강좌도 ‘친구같은 아빠’들 겨냥


다소 촌스럽지만 유쾌하고 재미난 것, 그리고 복고적 대중 취향까지 아우리는 ‘키치 마케팅’이 최근엔 5060 배불뚝이 동네 아저씨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볼품 없는 배불뚝이 아저씨를 소소한 웃음을 알고 센스를 아는 ‘오빠’로 변신시키고 있는 것이다.

유통가에서 찬밥을 받던 아저씨들이 신(新) 유통주체로 떠오르고, 쇼핑에 있어서도 이들의 ‘입김’이 세지자 ‘아저씨 부대’를 겨냥한 마케팅도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키치 마케팅이 마치 시간을 거스르는 듯한 마법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파주점에서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10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트랜스포머 변신 컨테스트’에 하루 평균 800여명의 고객들이 참여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최단 기록을 경신한 고객 1명에겐 로봇 완구 풀세트를, 그리고 주어진 시간내 변신에 성공한 고객 50명에게 선착순으로 트랜스포머 영화예매권 2매를 증정하는 이벤트에 아저씨들이 대거 몰린 것.

‘트랜스포머 플레이 파크’ 행사 기간 주말 동안 운영되는 슈팅건 게임도 이용자의 절반이 성인일 정도로 아저씨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유치하면서도 위트있는 방식으로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마케팅은 이미 사회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 여름 대형마트 문화센터 강좌가 엄마 위주의 강좌에서 ‘아빠 참여형’ 강좌로 바뀌고 있고, 완구시장에도 ‘아빠의 취향’이 반영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 아웃렛에서 고객 이벤트로 열린‘ 슈팅건 게임’ 행사. 영화 트랜스포머의 악당 캐릭터인 디셉티콘의 얼굴이 그려진 과녁에 화살을 맞춰 경품을 지급하는 이 게임에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의 줄이 더욱 길게 늘어섰다.

개설된 강좌 이름도 아빠랑 하트 접시ㆍ머그컵 페인팅, 아빠표 캠핑놀이, 천체 망원경으로 별 관찰하기 등 다채롭다. 지난해 겨울엔 ‘아빠랑 군대리아 만들기’ 강좌가 이마트 전체 문화센터에서 가장 먼저 마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전동 승용 완구’는 아예 자녀와 함께 여가시간을 보내는 ‘프레디족’(Friend+Daddyㆍ친구 같은 아빠)을 겨냥하고 있다. 전동 승용 완구는 아이들만의 전유물에서 최근엔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외부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는 아빠들이 있을 정도로 아빠들의 취향이 크게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올해 초 2014년 유통 트렌드 키워드로 ‘BREAK’를 선정하면서 끝 글자인 ‘K’를 ‘Kitsch & Niche’의 앞 글자로 했다. 그 만큼 키치 마케팅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3월 만 14세~35세 사이의 고객들에게만 발급되는 포인트 적립 카드인 ‘영(Young) 카드’의 디자인을 리뉴얼하면서, 키치 요소를 접목시켰다. 기존에 ‘YOUNG’ 문구만 새겨져 있던 카드 디자인에서 벗어나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작가 존 버거맨(John Burgerman)의 B급스러우면서도 익살스러운 느낌의 캐릭터를 새로운 카드 디자인으로 채택했다.

영카드 디자인 리뉴얼을 기념하면서 신규발급 고객을 대상으로 존 버거맨 캐릭터 핸드폰 이어캡도 함께 증정했다. 행복한 낙서쟁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삐딱한 듯 보이지만, 자유 분방한 느낌의 존 버거맨 캐릭터는 젊은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었고 하루 평균 신규 카드 발급 고객이 이전에 비해 3배 가량 증가했다.


김종환 롯데백화점 마케팅2팀장은 “롯데백화점이 선보이고 있는 키치 마케팅은 무거운 사회분위기와 경기 불황에 지친 고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며 “서로 다른 세대간에 있어서도 서로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앞으로도 더욱 관련된 마케팅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와 온라인 및 소셜커머스 업계에선 ‘키치 마케팅’이 코믹한 광고 형태로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팔도 일품해물라면은 광고모델로 개그콘서트 ‘끝사랑’의 주인공 정태호와 김영희를 전면에 내세웠다. 해물을 구하기 위해 상어와 사투를 벌이는 김영희의 와이어 액션과 반면에 방파제에서 의연하게 ‘일품해물라면’을 끓이고 있는 정태호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낸 것.

위메프는 한 쇼핑몰을 보고 “비싸다”고 말하는 스승 변희봉의 모습으로 시작되는 코믹 광고를 내보내 광고 5일 만에 유투브에서 17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미스터피자는 정우와 손연재가 모델로 등장해 60~70년대의 복고풍 스타일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으며, 음악도 ‘오빠는 풍각쟁이’를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컨슈머팀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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