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꿈에서 노닐다…기민정 ‘몽유’전
라이프| 2014-05-19 10:12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색’이 다른 산수화가 있다.

빨강, 노랑, 파랑 등 강렬한 삼원색을 이용해 그려진 이 산수화는 마치 화산에서 용암이 분출되는 듯한 에너지를 내뿜는다.

그림은 유중문화재단(이사장 정승우)에서 운영하는 ‘카페 드 유중(Cafe de uJung)’의 월프로젝트(Wall project) 전시 공모로 선정된 기민정 작가의 작품이다.

서울대학교 동양화과에서 정통 회화 교육을 받은 작가는 전통만으로는 개성을 표현하는데 한계를 느꼈다고 말했다. 결국 산수화의 매력적인 구도는 차용하되 내면의 욕망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색’을 사용하게 된 것. 색으로 가득찬 공간 속에는 여성들의 모습이 있다. 선녀와 나뭇꾼, 바리데기 등 구전 동화속 여자 주인공들이 원전과는 다른 ‘발칙한’ 행위를 하고 있다.

나뭇꾼을 유혹하는 선녀와 남성 성기 모양의 바위 위에서 쾌락을 찾는 바리데기 등 작가가 변형한 이야기들은 원색의 화폭 구석구석에 숨어 있다. 

[사진설명=기민정, 젊어지는 샘물의 비밀, oil on canvas, 90×72, 2014]

남성과 자본에게만 욕망 분출이 허락된 사회를 위트있게 꼬집은 기민정 작가의 ‘몽유도’전은 6월 9일까지 방배로 유중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amigo@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