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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 중독증’…그 끝은 비만 · 당뇨…
라이프| 2014-05-22 08:08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광고회사 10년차로 주업무인 프레젠테이션 준비 때문에 야근을 밥 먹듯이하는 양 모 과장(36)은 스트레스를 달고산다. 양 과장이 달고사는건 스트레스만은 아니다. 그는 프레젠테이션 준비 하며 하루 종일 손에서 먹을 걸 내려놓지 못한다. 아침은 김밥이나 토스트, 점심은 짜장면이나 칼국수, 저녁은 푸짐한 쌀밥에 김치찌개를 먹고 야근하면서는 간식으로 과자, 초콜릿, 도넛, 컵라면 등을 해치운다. 양 과장의 배는 빵빵하게 불어났는데 신기한 건 아무리 먹어도 허기가 진다는 것이다. 이런 사연이 남같지 않다면 당신도 이미 탄수화물 중독자일 가능성이 높다. 사실 양 과장의 끊임없는 식탐은 스트레스보다 탄수화물 중독이 주된 이유다.

방금 식사를 한 뒤에도 과자나 빵, 아이스크림 등으로 군것질을 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충분히 식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허기를 느껴 연신 주전부리에 손이 간다. 이처럼 음식을 섭취한 후에도 계속 허기를 느끼고, 또 음식을 섭취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때 ‘탄수화물 중독’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되는 3대 필수 영양분 중 하나이지만 필요 이상 섭취하면 건강에는 ‘독(毒)’이 된다. 탄수화물 중독은 ‘비만’의 주요 요인이며 당뇨, 고혈압의 위험성을 높인다. 


하루 탄수화물의 적정 섭취량은 일반 성인의 경우 (4~5g× 자기 몸무게) 수준이 적당하다. 예를 들어 몸무게가 70kg인 경우라면 280g~350g이 적정 탄수화물량이 된다. 하지만 하루 적정량의 탄수화물을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허기를 느껴 간식에 손이 가게 된다면 ‘탄수화물 중독’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우리가 간식으로 주로 찾는 빵이나 과자, 초콜릿 등 정제된 탄수화물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탄수화물 중독을 야기하는 주요 식품이다. 이런 식품은 섭취와 동시에 소화, 흡수되는 시간이 빠르기 때문에 체내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킨다.

우리 몸은 체내 혈당이 상승하는 것을 조절하기위해 인슐린을 다량으로 분비하게 되는데, 탄수화물을 섭취할 때 마다 인슐린을 분비하게 되면 췌장에 무리가 따르게 된다. 결과적으로 저혈당 증세가 나타나며, 우리 몸은 혈당을 올리려고 하고 이는 허기로 느껴서 탄수화물을 자꾸 먹게 되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필요 이상의 탄수화물을 섭취하게 되는데, 이때 에너지원으로 쓰고 남은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축적되기 때문에 비만이 된다. 결국 비만으로 인해 당뇨와 고혈압의 위험성이 높아져 내분비계 질환을 야기하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라 뇌졸중, 협심증, 심장마비 등의 심혈관계 합병증까지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당연한 말이지만 적당량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서울시 북부병원 내과 이향림 과장은 “초콜렛이나 과자, 빵 등의 음식은 GI지수(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이다. 이런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체내 소화, 흡수가 빠르기 때문에 공복감을 빨리 느끼고 혈당이 급속도로 올라간다. 반대로 GI지수가 낮은 음식은 탄수화물 분해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혈당이 천천히 올라간다. 또한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므로 먹는 양을 조절하기 쉽다. 탄수화물 중독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되도록 GI지수가 낮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른바 ‘좋은 탄수화물’ ‘착한 탄수화물’ 을 판단하는 방법은 바로 ‘혈당지수(GI)’로 알 수 있다. ‘혈당지수(GI)’란 혈액 속에 당 농도를 높이는 속도가 각각 다르므로 그것을 수치화한 것인데 숫자가 낮을수록 혈당을 천천히 올려 살이 덜 찌게 만드는 음식이다.

흰 쌀밥보다는 잡곡밥이, 흰 빵보다는 통밀빵이, 감자보다는 고구마가 혈당지수가 더 낮은 음식으로 체중조절에 더 유리하다. 하지만 GI지수가 낮은 음식도 과잉섭취하게 되면 칼로리가 높아지기 때문에 단백질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탄수화물 자체는 ‘나쁜 영양소’는 아니다. 탄수화물이 최근 건강의 ‘공공의 적(敵)’으로 지목된 이유는 현대인의 잘못된 식습관 탓이다. 많은 사람들이 밥 대신 라면·국수·빵 같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단순당 식품으로 배를 채우는 경우가 많고 외식이 많은 탓에 밥도 백미로 먹는 경우가 많고 활성산소와 만성염증을 유발하는 설탕, 액상과당 범벅인 과자·아이스크림 같은 가공식품을 간식으로 즐겨 먹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당뇨병·비만·이상지질혈증 등의 생활습관병은 늘고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지금보다 밥을 훨씬 많이 먹고 탄수화물 섭취 비율도 높았지만, 생활습관병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문가들은 “당시에는 건강에 유익한 보리·현미 같은 통곡물도 같이 많이 먹었기 때문“이라고 조언한다. 탄수화물은 무조건 기피해서는 안 된다. 총 열량의 55~70%는 탄수화물로 섭취해야 한다.

대신 질 좋은 탄수화물을 먹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통곡물을 많이 섞은 밥, 채소, 과일 등 자연 식품을 적당량 골고루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하나같이 충고한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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