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라이프| 2014-05-23 11:05
▶만국사물기원역사/장지연 지음/한겨레출판 = “‘사기’에 ‘진나라 덕공 2년에 처음으로 복사(伏祠)를 지냈는데, 사대문에서 개를 죽여 충재를 막았다’고 했다(지금으로부터 2685년전). 복날 개를 잡는 일이 여기서 비롯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복날에 개고기를 파의 밑동과 함께 푹 삶는데, 닭고기와 죽순, 고춧가루를 넣어서 국을 끓이면 맛이 매우 좋아진다. 이를 일러 ‘개장국’이라고 한다.” 을사조약을 규탄하는 논설 ‘시일야방성대곡’으로 잘 알려진 대한제국기 대표적인 지식인이자 언론인, 저술가였던 장지연이 쓴 백과사전 ‘만국사물기원역사’에서 ‘음식’편 중 ‘복날의 개장국’을 설명한 대목 일부다. 1909년 황성신문사에서 간행한 이 책이 서울대규장각한국학연구원 황재문 교수의 풀이로 새롭게 출간됐다. 


▶대성당/레이먼드 카버 지음/문학동네 = 미국 현대문학의 대표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레이먼드 카버(1939~1988)의 단편집 ‘대성당’(문학동네)이 새롭게 출간됐다. 소설가 김연수가 번역해 2007년 내놓은 책을 새롭게 다듬고 풍부한 해설을 덧붙인 개정증보판이다. 레이먼드 카버는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 ‘리얼리즘의 대가’ ‘미국의 체홉’ 등으로 불려왔으며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의심의 여지 없이 나의 가장 소중한 문학적 스승이었으며 가장 위대한 문학적 동반자’로 꼽은 작가다. ‘대성당’은 단편작가로서 절정기에 올라있던 레이먼드 카버의 문학적 성과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표제작 ‘대성당’을 비롯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깃털들’ 등 총 12편의 단편이 실렸다.

▶18세기 한중지식인의 문예공화국/정민 지음/문학동네 = 일본제국주의 시대 경성제대 교수였던 일본 학자 후지쓰카 지카시(1879~1948)는 청조의 고증학단에 대해 연구하던 중 청조 지식인들과 교유했던 조선의 학자들에게 관심을 가졌다. 그는 중국과 조선에서 방대한 고서들을 모았고 꼼꼼히 읽어 메모를 남겼다. 그가 죽은 뒤 그의 아들인 후지쓰카 아키나오는 전후 일본에서 생계를 위해 선친이 중국과 조선에서 각고의 노력으로 수집한 책들을 적잖이 처분했고, 그 책들의 일부가 우여곡절 끝에 하버드 옌칭 도서관으로 흘러들어갔다. 한문학자 정민 교수는 지난 2012년 8월부터 1년간 하버드 옌칭연구소에 방문학자로 머무르며 60년간 도서관에 묻혀있던 후지쓰카의 구장 도서를 발굴, 이를 통해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교류사를 복원했다. 


이형석 기자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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