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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보다 성장 빠른 우리 아이 ‘성조숙증’일수도
라이프| 2014-05-23 10:25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경기도 수원에 사는 구모 씨(40·여)는 성격이 유난히 내성적인 초등학생 딸 걱정에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아이의 성격이 처음부터 내성적인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유치원에 다닐 때에는 지나치게 활달해 넘어져 다치는 일이 많을 정도였다. 게다가 또래 여자아이들보다 키도 커 다른 학부모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초등학교 입학 후부터 아이의 성격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워낙 성장속도가 빠른 탓에 아이의 가슴 부위가 도드라지기 시작했고, 친구들과 다른 자신의 모습에 아이가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또 짓궂은 또래 남자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기도 했다. 구 씨는 딸의 고민을 들은 후 인근 성장클리닉을 방문했고, 담당의로부터 아이가 ‘성조숙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조숙증 진료환자는 2006년 6438명에서 2010년 2만8181명으로 5년새 4.4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성조숙증 아이가 급증하면서 예방·치료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성조숙증은 아이의 2차 성징이 정상적인 나이보다 빠르게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여아는 만 10세에 사춘기가 시작되고 초등학교 6학년을 전후로 초경을 한다. 남아는 11~12세 정도에 사춘기가 시작되고 음모가 자라며 고환의 장축이 2.5㎝ 이상이 되는 2차 성징이 일어난다. 그러나 성조숙증 아이는 성호르몬이 더 활발하게 분비돼 여아는 만 8세,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나타난다. 정신적으로 완전히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는 2차 성징은 아이에게 심각한 스트레스를 준다. 또 성장판의 조기 골단융합으로 키가 제대로 크지 않을 수 있다.

성장클리닉 한의원 하이키 수원점 김윤관 원장은 “사춘기가 1년 빨리 시작되면 최종 키가 평균 5cm 작아진다는 조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며 “성조숙증 징후가 보이면 즉각 전문의를 찾아 진단받는 게 아이의 키 성장에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조숙증은 남아보다 여아에서 발생률이 5배 정도 높다”며 “여아의 경우 성조숙증으로 성호르몬 분비 기간이 길어지면 성장 후 유방이나 자궁 관련 질환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조숙증의 원인으로는 가족력(부모가 일찍 사춘기를 겪음), 저체중아로 출생한 산과력,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 내분비계 교란물질, 야행성 활동으로 인한 멜라토닌 감소 등이 꼽힌다. 이밖에 가정불화에서 오는 스트레스, 인터넷 등을 통한 성적자극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균형잡힌 영양 섭취, 매일 1시간 이상의 유산소운동, 충분한 수면 등을 준수하고 야채나 과일 등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음식물을 섭취하는 게 좋다. 여아에게는 전분, 비타민B·C, 칼슘, 철분 등이 풍부한 감자가 효과적이다. 콩류는 여성호르몬 유사 물질의 함량이 높으므로 성조숙증 증상이 있다면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남아의 경우 두부를 이용한 음식이 도움된다.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이 다량 함유된 음식은 삼가야 한다. 이같은 예방조치에도 증상이 지속될 때에는 한방치료가 효과적이다. 최근 하이키 한의원 연구진은 성호르몬을 자극하지 않는 한약재인 율무와 인진 등 9가지 천연 한약재를 배합해 추출한 생약성분을 성조숙증 여아 148명에게 복용케 한 결과 여성호르몬은 감소하고 성장호르몬은 증가해 키가 월평균 0.6㎝ 자라는 효과를 얻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성조숙증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면 가까운 성장클리닉을 방문해 상담 및 진단을 받는 게 좋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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