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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공기업 개혁 상징 테마섹 이사진 왜 만나나
뉴스종합| 2014-05-27 09:37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Temasek) 이사진을 접견한다. 테마섹은 싱가포르 정부가 산하 공기업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1974년 설립한 투자 지주회사다. 박근혜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등 공공부문 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날 만남이 주목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림분팽 테마섹 이사회 의장과 호칭 최고경영자(CEO)를 만난다. 호칭 CEO는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의 부인이다. 림분팽 의장 등은 오는 30일까지 테마섹의 전 직원 450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에서 진행되는 연찬회 ‘테마섹 갈라 디너’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걸 계기로 박 대통령을 찾는 것이다.

테마섹 이사진의 방한을 계기로 이 펀드의 투자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이 펀드가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는 만큼 추가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싱가포르 재무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이 회사는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큰 손’이다. 애초 싱가포르ㆍ아시아ㆍOECD 국가에 각각 3분의 1을 투자한다는 전략을 구사했으나, 최근엔 아시아국 투자비중을 41%로 확대했다.

2009년엔 서울반도체에 2억32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11%를 갖고 있다. 이듬해엔 셀트리온에 2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10%를 보유 중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테마섹 등 싱가포르 투자기관들이 우리의 유망 벤처ㆍ중소기업에 투자를 확대한다면 양국간 상생 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투자 얘기가 나올 수도 있는데, (이사진들은) 한국 기업체 방문도 하고 강연 일정도 잡혀 있다”고 했다.

테마섹이 공기업 개혁의 상징으로도 알려져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이 이와 관련한 의견을 나눌 가능성도 있다.

테마섹은 사업성 국영기업을 자회사로 둔 지주회사로, 이사회가 산하 공기업의 임원을 임명하고 경영을 상시 감시ㆍ감독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국내 일각에선 공기업 개혁의 근본처방으로 한국형 테마섹 혹은 대통령 직속 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공공기관 개혁 의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강한 걸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은 전날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을 주재한 자리에서 “공공기관 개혁은 공직사회 개혁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라면서 “아직도 일부 기관은 공공기관 개혁의 취지를 도외시하고 노사 간 협상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이번 정부에서는 과거처럼 시간이 흐르면 흐지부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박근혜정부가 테마섹의 시스템을 국내에 적용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테마섹 같은 회사를 세우자는 의견엔 여러가지 이유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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