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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랩] 세계는 지금 ‘피케티 신드롬’
헤럴드경제| 2014-05-28 11:08
“피케티는 오랜 주제에 새롭고 강력한 공헌을 했다. 그는 자본소득의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앞지르는 한 부자들의 수입은 노동을 통한 소득보다 한층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다.”(로버트 솔로)

“불평등에 대한, 훌륭하고 압도적인 고찰이다. 올해의 가장 중요한 경제서인 것은 물론이고, 전후 10년간도 그럴 것이다.”(폴 크루크먼, 이상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43세의 프랑스 경제학자가 전세계 학계와 출판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주인공은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출간하고 지난 2월엔 미국에서 영문판(하버드대 출판사)으로 선보인 그의 저서 ‘21세기 자본’(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이 현재까지 30만부 이상이 팔렸으며 최근 베스트셀러에서 뉴욕타임스 논픽션 부문 1위, 아마존 종합 4위를 달리고 있다.

‘21세기 자본’의 주제는 불평등이다. 18세기 이후 이자, 배당금, 이윤, 임대수익 등 자본수익률이 성장률을 항상 앞질러왔다는 것을 입증했다. 선진자본주의일수록 격차는 확대되며, 소수에게 부가 더욱 집중되는 ‘세습자본주의’가 될 것이라는 게 피케티의 주장이다.

그는 최고부자에게 수입의 80%까지 세금를 물리는 누진세와 글로벌 수준에서 각국 정부의 공조를 통해 거둬들이는 ‘글로벌 부유세’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따뜻한 시장경제’와 맥을 같이 한다. 피케티는 칼 마르크스의 ‘자본의 이윤율 저하 경향’ 주장이나 경제개발의 높은 단계에서 소득불평등이 줄어든다는 쿠즈네츠의 이론을 모두 반박하며 전통적인 좌우파 경제학으로부터 거리를 둔다. 

인기와 함께 찬반 논쟁도 가열되고 있다. 경제학의 모든 주제를 ‘불평등’으로 환원시켰다는 비판(클리이브 크룩)이나 자본 소득을 저하시키거나 한계 짓는 요인에 대해선 검토하지 않았다는 반박(로렌스 서머스)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한언론이 통계 오류를 비판하자 피케티는 “부정직한 비판으로 조롱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수백년전 통계의 부분 오류 가능성만으로 책의 결론과 가치를 훼손할 수는 없다는 게 피케티와 지자자들의 입장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놀라운 반향을 일으키자 한국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학자와 지식인, 경제인들이 모이는 자리마다 토마 피케티에 대한 화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 번역본은 글항아리에서 저작권을 얻어 출간 준비중이다. 가을쯤 나올 예정이다.

이형석 기자/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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