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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냐 野냐…찢어진 보수표·앵그리맘 큰 변수
뉴스종합| 2014-05-30 11:27
지난 20년 동안 새누리당이 구청장직을 독점해온 서울 서초구. 전통적으로 여권 텃밭인 서초구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30~40대 ‘앵그리맘’의 표심이 선거의 승패를 가를 키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와 그렇지 못한 전 새누리당원이 보수표 쟁탈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지경이어서 여야 구청장 후보들이 선거 막바지까지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새누리당은 조은희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구청장 후보로 전략 공천하면서 최초의 여성 서초구청장 탄생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당에서 조 후보를 공천한 데 반발한 진익철 현 구청장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면서 여권표를 잠식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서초구청장 선거에서 40%의 득표율을 올리며 선전한 새정치민주연합의 곽세현 후보가 조 후보의 대항마로 나섰다. 전통적으로 여당 우세 지역이지만 이 같은 3자 구도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구청장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승리를 낙관하기는 어렵게 됐다.

조 후보는 “서초는 안정적인 변화를 원하는 보수 오피니언 리더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대학졸업자도 76%나 되고 가장 학력이 높은 지역이다”라면서 “개개인의 이익보다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이들이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자신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불거진 정부무능론에 이은 안대희 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 등으로 박근혜정부가 기로에 서 있는 만큼 지역의 보수 유권자들이 힘을 모아줄 것이라는 게 그의 관측이다. 조 후보는 아울러 재출마를 염두에 뒀던 박성중 전 구청장이 자신을 지지한 것도 보수표 분열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곽 후보는 최초의 야당 구청장 당선이라는 이변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서초구의 여당과 야당 지지비율이 과거와 달리 5.5대 4.5까지 좁혀진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30~40대 앵그리맘이 여권 지지를 철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보금자리 주택이 보급되면서 지역 내 야당 지지자들이 5000~7000명 가까이 늘어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찍은 강남맘 박승재(45ㆍ방배동) 씨도 “야당 후보를 찍는 게 내키지는 않지만 여당이 승리하면 세월호 참사는 그냥 묻힐 것 같다”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 아들과 초등학생 딸을 둔 그는 “세월호 침몰 사고 뉴스를 접하면서 매번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이 났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초구의 30~40대 여성 인구는 8만3209명으로 통상 보수표로 분류되는 50~60대 남성(4만9053명) 보다 2배 가까이 많다. 또 이 지역의 30~40대 여성 인구는 전체 유권자 34만9700명의 23.8%를 차지한다. 이들의 표심이 구청장 선거의 향배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박혜림ㆍ이수민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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