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월가 출신 자오위 형제, 세계 M&A 시장 ‘평정’
뉴스종합| 2014-06-05 10:41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월가 출신의 형제가 올해 세계 M&A(인수합병) 시장을 주무르고 있다. 굵직한 글로벌 인수ㆍ합병(M&A) 막후에는 항상 ‘자오위 형제’가 등장한다. 이른바 ‘M&A 귀재 형제단’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런던 소재 M&A 자문회사인 ‘자오위앤코’의 공동 설립자인 마이클(57ㆍ사진 오른쪽)과 요엘(53) 자오위 형제가 최근 대형 M&A 자문을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성사된 글로벌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노바티스 간 200억달러(약 20조원) 빅딜도, 프랑스 시멘트 회사 라파르게와 스위스의 홀심 간 500억달러(약 51조) 합병도 자오위 형제의 작품이다. 

글로벌 M&A시장을 주무르고 있는 요엘(왼쪽)과 마이클 자오위 형제. [사진출처:WSJ]

WSJ은 “자오위 형제의 팀웍이 M&A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며 “이들이 (M&A 자문을 넘어) 투자은행 뿌리로 돌아가려 하고 있어 미국 기업 고객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두 형제가 처음부터 일심동체였던 것은 아니다. 이들은 20년 넘게 미국 월가 투자은행 업계에서 살벌한 ‘라이벌 관계’였다. 마이클은 모간스탠리에서, 요엘은 골드만삭스의 얼굴로 수 차례 맞은 편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대표적인 예가 2006년 룩셈부르크의 아로셀로와 인도의 미탈스틸 합병 건이다. 당시 마이클은 아르셀로 측에, 요엘은 미탈 측을 섰다. 둘은 자신들이 형제간인 것을 우려한 고객들을 위해 M&A 건에 대한 논의를 일체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만 했다.

이들이 적에서 동지가 된 것은 지난해 가을 자신들의 성을 딴 M&A 자문회사 ‘자오위앤코’를 설립하면서부터다. 유럽 금융 메카 런던에 둥지를 튼 자오위앤코는 M&A와 사업 재조정 분야에서 특화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티크 업체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자오위앤코의 성공가도에는 두 형제의 ‘쌍두마차’ 경력이 일조했다. 둘 다 글로벌 투자은행 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마이클은 모간스탠리 부회장을, 동생 요엘은 골드만삭스의 M&A 글로벌 공동대표를 지냈다.

자오위 형제는 유엔 사무관이었던 부친의 영향으로 모로코와 로마, 파리 등 유럽 각지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이들의 어릴 적 꿈은 금융맨이 아니었다. 마이클은 오케스트라 지휘자, 요엘은 의사를 꿈꿨지만 여의치 않자 모두 경영대학으로 진로를 바꿨다.

마이클은 하버드 비지니스 스쿨에서 요엘은 스탠포드에서 수학했다.

자오위 형제의 성공비결은 각계 실력자들과 깊숙이 닿아 있는 인맥이다. 특히 마이클의 인맥은 사통팔달이다. 그는 프랑스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과 에너지 업체 GDF수에즈 등 전방위 인맥을 자랑한다.

마이클은 로레알의 상속녀 베탕크루 메이어스 일가와 오랜 친분 관계를 유지해 로레알과 스위스 식품업체 네슬레가 40년간 유지해온 지분을 정리할 때 자문 역할을 따냈다.

가장 최근에는 프랑스 에너지기업 GDF수에즈 최고경영자(CEO) 제라드 메스트랄레가 자오위 형제를 “중요하고 잠재적인 딜”을 맡을 것이라고 시사하기도 했다.

1995년부터 마이클과 친분을 이어온 메스트랄레 CEO는 두 형제가 자문회사를 차린 것에 대해서도 “이들이 마침내 뭉쳤다”며 “매우 놀라운 이야기”라고 추켜세웠다.

또 프랑스 자동차업체인 PSA푸조 시트로엥이 구조조정에 처했을 때는 푸조 가문의 일원인 로버트 푸조는 요엘에 도움을 손길을 청했다.

역대 대형 M&A에서 형제의 이름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2003년 프랑스 2위 은행인 크레딧 애그리콜이 크레딧 리오나이스를 200억달러에 매입에는 요엘이, 1997년 기네스가 그랜드메트로폴리탄과 합병해 디아지오를 출범시킬 때는 마이클이 등장한다.

자오위 형제는 WSJ에 “우리는 모든 결정을 함께 한다”며 패밀리 사업의 협업정신을 과시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 CEO들과 일을 잘한다”며 미국 시장 진출이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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