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석유의 눈물’…성장 그늘에 눈물짓는 앙골라의 빈곤층
뉴스종합| 2014-06-06 10:03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아프리카 3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앙골라가 석유 수출을 통한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불구, 부의 편중이 심화되면서 빈곤층이 눈물짓고 있다. 일부 소수 엘리트 특권층의 이권 나눠먹기와 부정부패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자원 부국 아프리카의 앙골라와 남미의 브라질이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며 석유 자원에 대한 외국계 자본의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브라질과 달리 앙골라의 경제는 빈부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앙골라는 2011년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브라질의 페트로브라스, 프랑스의 토탈, 미국의 코노코필립스, 노르웨이의 스탯오일 등 세계적인 에너지 개발회사에 암염하층유전(Pre-salt oil) 등에 11개 유전 개발권을 넘겼다. 이들 기업들은 크완자 분지의 심해 암염하층 탐사를 수행할 예정이다. 덴마크의 머스크와 골드만삭스가 투자자로 참여한 미국의 코발트 등은 이미 이 지역 유전 탐사를 마쳤다.

암염하층유전 개발은 이 지역 경제 성장을 가져왔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앙골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10년 동안 평균 10.1%를 유지할 만큼 고속 성장을 이뤘다. 1인당 GDP 역시 지난 2002년 내전 종식 이후 690달러에서 6000달러로 크게 올랐다. UN에 따르면 1달러 미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인구 비율도 68%에서 37%까지 하락했다.

[사진=위키피디아]

앙골라의 원유 생산은 아프리카 최대 석유 생산국인 나이지리아를 위협할 정도다.

일일 원유 생산량은 지난 2001년 80만배럴에서 160만배럴로 두 배 가량 뛰었으며 대다수가 중국에 수출된다. 앙골라는 2005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두 번째로 중국에 석유를 수출하는 국가가 됐다. 앙골라 정부는 2015년까지 석유 생산량을 200만배럴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여기에 에너지 기업 토탈은 160억달러를 투자해 카옴보 유전을 개발하기로 해 외국 자본의 유입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경제 성장과 석유자원 개발, 수출에도 불구하고 민간 경제와 사회 전반의 생활 수준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여성의 66%만이 글자를 깨우치는 등 교육 문제도 심각할 뿐만 아니라 기대 수명은 1970년대 37세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51.5세에 머무르고 있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크게 낮은 수치다.


FT는 앙골라의 경제 부흥이 정치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호세 에두아르도 도스 산토스(71) 대통령은 35년째 집권하며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오래 임기를 지속하는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FT는 특히 도스 산토스 일가 등 엘리트 집단에 의한 부패와 정실인사와 이들의 이권 독점을 문제삼았다. 특히 정권에 대한 비판론자들은 도스 산토스 대통령의 장녀인 이사벨 도스 산토스가 아프리카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이라며 이를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들인 호세 필로메노 도스 산토스(36)도 50억달러 규모의 국부 펀드 의장으로 있다.

앙골라 청년들을 중심으로 정권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있었으나 정부는 시위대를 총으로 제압했고 이 가운데 사상자가 속출했었다고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밝혔다.

정부 지도자들의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있는 낙관론도 있다.

이미 앙골라 국민들은 지난 1975년 포르투갈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고 내전이 발발한 이후 2002년 종식될 때까지 수십 년 간 고통을 겪었다. 그동안 5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내전으로 사망했고 400만명이 분쟁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최근 10년 간의 경제 성장은 실로 놀라운 발전이다.

마리오 크루즈 방코 아틀란티코 대표는 “아직 12세밖에 되지 않은 나라”라면서 “가장 먼저 가져야 할 것은 안정성”이라고 강조했다.

외국 투자자들 및 옵저버들도 정부가 석유 수출로 인한 달러 수입과 경제 개혁에 초점을 맞춘다면 경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전의 위기를 다시 되풀이하는 것은 원하지 않을 것이고 (석유 달러를)소비하기는 쉽지만 현명하고 효율적으로 쓰기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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