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스포츠
[2014 월드컵] 어라? 넣고 보니 우리 골대네?…자책골 잔혹사
엔터테인먼트| 2014-06-13 09:17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축구는 골맛을 봐야 제맛이지만, 자책골은 고삼차보다도 쓰고 그 씁쓸함도 오래 남는다.

13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코린치안스 아레나에서 벌어진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전은 진기록을 남겼다. 전반 11분 브라질 수비수 마르셀로 비에이라(26ㆍ레알 마드리드)가 월드컵 84년 역사상 개막전에서 터진 첫 골 중 첫 자책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골은 브라질 대표팀의 월드컵 첫 자책골이자 월드컵 역사상 28번째 자책골이기도 하다. 비록 브라질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3-1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월드컵 역사상 첫 자책골은 7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8년 프랑스월드컵 독일과 스위스의 경기에서 스위스의 에른스트 레르처가 전반 22분 자책골을 기록하며 월드컵 역사에 명예롭지 못한 이름을 새겼다. 스위스는 다행히 4-2로 승리했지만 레르처의 이름은 축구가 세상에 존재하는 한 역사에 길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1994년 미국월드컵은 축구팬들에게 가장 비극적인 자책골로 기억되는 대회다. 당시 콜롬비아의 수비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는 미국과 벌인 경기에서 자책골을 기록했다. 미국에 1-2로 패배한 콜롬비아는 당시 ‘축구황제’ 펠레가 우승후보 꼽을 만큼 기대를 모은 국가였으나 예선에서 탈락하는 불운을 겪었다. 불운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에스코바르는 귀국 직후 보고타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괴한이 난사한 총에 살해당하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

자책골과 관련된 재미있는 기록들도 있다. 19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경기에선 네덜란드 에르니 브란츠가 전반전에 자책골을 넣은 뒤 후반에 만회골을 터트렸다. 브란츠는 한 경기에서 양 팀의 득점을 모두 기록한 선수라는 기상천외한 역사를 썼다. 2002년 한일월드컵 미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선 서로 자책골을 교환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진 바 있다. 전반 30분 포르투갈의 조르제 코스타가 자책골을 기록하자 후반 26분 미국의 제프 아구스가 다시 자책골을 기록한 것이다. 경기 결과는 미국의 3-2 승리였다. 한 대회 최다 자책골을 기록한 대회는 4골이 나온 1998년 프랑스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이다.

한편, 월드컵 자책골의 역사의 한 귀퉁이에는 한국도 있다. 박주영은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한국과 아르헨티나 전에서 전반 15분 자책골을 넣었다. 한국은 당시 아르헨티나에 1-4로 패했지만 그리스전 승리 등에 힘입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123@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