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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공도 돈도 굴리는 월드컵…“우승·개최국 단기베팅 강추”
엔터테인먼트| 2014-06-13 11:06
천문학적 경제효과로 두뇌싸움 치열…우승국 3.5%·개최국 2.7% 주가 상승
94년 브라질 한달새 21% 폭등하기도…獨 등 유럽 15개국 경기일 거래 반토막
골드만삭스 “브라질 배당률 3대1 최고”…선수평가·시장가치는 스페인 1위


전 세계에서 돈에 가장 민감한 집단 중 하나로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빼놓을 수 없다. 천문학적인 경제효과를 유발하는 월드컵은 이들에게 있어 훌륭한 투자 대상이다.

해당 개최국과 우승국에 부여되는 ‘경제 프리미엄’뿐 아니라 다국적 기업들의 마케팅 효과까지 세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글로벌 IB들의 두뇌싸움은 어느때보다 치열해진다. 

▶개최국ㆍ우승국 투자, 얼마나 유망할까=미국의 대형 IB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월드컵과 2014년 경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월드컵 참가국들의 경제효과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월드컵 개최국과 우승국은 단기적으로 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1974년부터 2010년까지 우승 국가의 증시 상승률을 보면 결승전 당일 기준으로 한 달 동안 평균 3.5% 상승했다. 1994년 우승컵을 거머쥔 브라질의 경우 1개월 사이 주가가 21.1% 급등했고, 1982년 이탈리아도 9.5% 오른 바 있다. 같은 기간 개최국은 평균 2.7% 상승했고, 준우승국은 2% 올랐다.

하지만 이 같은 월드컵 효과는 그다지 오래가지 않았다. 3개월이 지나자 우승국 증시는 결승전 당시보다 1.8% 상승에 그쳤고, 1년이 지나자 오히려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개최국과 우승국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주가 부진이 심화됐다. 경제 기대 심리가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월드컵이 열리는 4년을 주기로 금융위기가 재연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영국의 롬바르드스트리트리서치(LSR)는 “월드컵과 경제적 재앙이 묘하게 시기가 겹친다”면서 “이번 브라질 월드컵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1930년 대공황,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6년 미국 주택시장 붕괴 등이 대표적이라는 것이다.

▶월드컵 경기일은 증권거래도 반토막=월드컵 경기가 증권거래를 반토막 나게 한다는 조사도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경기시간에 증시가 열렸던 15개국 증권거래소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 자국 대표팀 경기가 시작되면 증권거래 건수는 평균 45% 줄고 거래량도 5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과 비교해 남미 지역에서 이러한 현상이 뚜렷했다. 칠레의 경우 대표팀 경기가 시작되면 분당 증권거래 건수가 평소보다 83%까지 급감했고 거래량은 무려 99.5% 줄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서도 거래량 감소율이 각각 79.7%와 74.5%에 달했다.

잉글랜드는 거래량 감소폭이 26.5%를 기록했고 스페인(30.7%)과 프랑스(37%)도 남미보다는 영향이 덜 했다. 하지만 독일과 포르투갈은 거래량이 각각 59.5%, 57% 감소하며 남미와 비슷한 열기를 나타냈다.

ECB측은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축구 본선 64경기를 TV로 보는 인원은 100억명을 넘고, 결승전 시청자는 7억명에 달한다”면서 “월드컵 기간에는 축구장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에 무관심해지는 경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누가 더 잘 맞추나…베팅 경쟁도 ‘후끈’=월드컵의 또다른 볼거리로 ‘우승국 베팅’을 꼽을 수 있다. 글로벌 IB들은 나름의 분석 틀을 바탕으로 배당률을 발표해 투자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골드만삭스는 브라질의 우승을 전망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결승에서 만나 결국 브라질이 이긴다는 시나리오다. 브라질의 배당률은 3대1이고 아르헨티나는 9대2다. 배당률이 낮을수록 우승 가능성이 크다. 


ING은행은 스페인을 우승팀으로 꼽았다. ING는 각 팀의 선수 평가와 시장가치에 따라 월드컵 순위를 매겼다. 스페인은 6억7500만유로(약 9390억원)로 1위를 차지했고 독일(7억900만유로), 브라질(5억700만유로)이 뒤를 이었다.
반면 도이체방크는 우승후보로 잉글랜드를 제시했다. 그 이유로 도이체방크 측은 “그동안 월드컵 자료를 컴퓨터 모델로 분석한 결과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리버풀 소속 선수들이 많을 때 좋은 성적을 거뒀다”면서 “이번 잉글랜드 팀에 리버풀 선수가 많기 때문에 월드컵 우승 확률이 매우 높다”고 소신있는 주장을 펼쳤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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