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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월드컵] 오심 논란ㆍ관객 야유 가라앉힌 최첨단 골판독기
엔터테인먼트| 2014-06-16 13:48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축구 경기에 있어서 오심만큼 선수와 팬들의 맥을 빠지게 하는 것은 없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아르헨티나와 영국 간 8강전에서 디에고 마라도나가 왼손으로 공을 건드려 골키퍼를 넘긴 ‘신의 손’ 사건과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잉글랜드와 서독 간 결승전에서 골라인을 넘지 않았는데도 인정된 ‘유령골’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월드컵 역사에 불명예로 남아있다. 그러나 2014 브라질 월드컵은 조금 다르다. 골라인을 정밀 촬영하는 초고속카메라 14대로 구성된 골 판독기가 있기 때문이다.

16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 베이라히우 주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와 온두라스의 조별리그 E조 1차전 후반 3분.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날린 슈팅이 반대편 포스트와 상대 골키퍼 사이를 오간 후 바깥으로 빠져나왔다. 산드로 리치(브라질) 주심의 손목시계에 ‘골(GOAL)’ 사인이 떴다. 그러나 전광판과 TV 중계화면은 벤제마의 슈팅이 반대편 포스트에 맞은 순간 공이 아직 골라인을 넘어가지 않은 상황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보여줬고, 오심이라 생각한 관중들은 야유를 쏟아냈다.

여기서 골 판독기가 빛을 발했다. 전광판과 TV 중계화면에 튀어나온 공이 온두라스의 골기퍼 노엘 바야다레스에 맞고 골라인을 살짝 넘어간 상황의 그래픽이 이어지자 야유는 잦아든 것이다. 이 골은 카림 벤제마의 득점이 아니라 바야다레스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또한 이 골은 국제 축구 경기에서 카메라 판독에 의해 골이 결정된 첫 사례로 기록됐다.

골 판독기술은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시범 적용된 후 이번 월드컵에 정식 도입됐다. 골 판독기는 초당 500장을 촬영할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가 골대마다 7대씩 설치돼 0.5㎝ 오차 범위에서 골 여부를 판단한다. 공이 골라인을 넘으면 심판이 찬 시계에 진동과 함께 ‘골’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육안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슈팅이 나오면, 경기장 전광판과 TV 중계화면에 3차원 그래픽 영상을 띄워 공이 골라인 부근 어느 지점까지 움직였는지를 확인시킨다. 골 판독기는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전체 68골을 정확하게 판독한 바 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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