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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랩] '게르트 뮐러의 귀환?' 뮐러 원맨쇼
엔터테인먼트| 2014-06-17 11:01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G조 ‘빅매치’ 독일과 포르투갈 전을 향한 축구팬들의 관심은 세계 최강의 공격수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마드리드)에게 집중됐다. 그러나 이 블록버스터의 주인공 호날두는 경기 시작 10여 분만에 그 자리를 내줘야 했다. ‘신 스틸러(연기력으로 주연 이상의 주목을 받는 조연)’는 독일의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였다.

뮐러는 17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포르투갈과 벌인 G조 1차전에서 3골을 몰아넣으며 대회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전반 12분과 전반 추가시간, 후반 33분에 잇따라 골을 터트린 뮐러는 후반 37분 루카스 포돌스키와 교체됐다. 뮐러는 슈팅 4개 가운데 유효슈팅 3개를 모두 골로 연결시키는 신들린 골 결정력을 보여줬다. ‘신 스틸러’의 원맨쇼 앞에서 호날두는 속수무책이었다. 

많은 축구 팬들이 호날두의 강렬한 빛에 홀린 나머지 간과한 부분이 있다. 뮐러가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 득점왕이자 신인상 출신이란 사실 말이다. 또한 뮐러는 우직한 ‘전차군단’에 어울리지 않는 영리한 모습으로 전반 37분 다혈질적 성격으로 유명한 포르투갈의 수비수 페페(레알 마드리드)의 퇴장을 이끌어내며 경기의 승기를 완전히 독일로 굳혔다.

이로써 뮐러는 이번 월드컵에서 2골을 기록 중인 브라질의 네이마르(바르셀로나), 네덜란드의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르엔 로벤(바이에른 뮌헨), 프랑스의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를 제치고 단숨에 득점 부문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 월드컵에서 5골 3어시스트로 득점왕에 오른 뮐러는 사상 최초 득점왕 2연패를 노릴 수 있게 됐다.

뮐러의 활약과 호날두의 개점휴업의 차이는 각 팀의 조직력 차이로부터 나왔다. 탄탄한 수비와 확실한 공격을 앞세운 독일의 막강한 조직력 앞에서 세계 최강의 공격수도 사면초가에 놓인 항우의 신세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4강 신화’는 스타 선수의 활약이 아닌 탄탄한 조직력에서 비롯됐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뮐러의 활약에만 환호하고 고개를 돌리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뮐러의 득점왕 도전도 자국 팀의 선전 없이는 불가능한 목표다. 한국 대표팀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축구는 11명이 한 몸을 이뤄 공을 차는 경기임을 말이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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