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데이터랩] 소비 촉진 ‘월드컵 효과’ 올핸 그다지…
뉴스종합| 2014-06-18 11:26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7,350억 소비지출 유발

세월호 추모 분위기에 새벽 · 출근시간 경기 많아…위축된 심리 반전 쉽지 않아



‘세월호 참사’ 이후 침체된 소비 심리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월드컵 효과가 예년보다 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내수 진작이 최대 지상과제인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에게도 악재다. 그나마 대표팀이 첫 경기에서 러시아와 비겨 16강 진출 희망의 싹을 틔우면서 월드컵 분위기가 앞으로 고조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남겼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은 통상 소비를 진작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해왔다. 특히 대표팀의 성적이 좋을 경우 그 효과는 배가된다. 실제로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2010년 열렸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면서 약 7350억원의 민간소비 지출이 추가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16강에 진출하면서 당일은 물론 며칠 뒤까지 소비가 이어지고 이것이 생산 유발 효과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같은 효과가 과거에 비해 반감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세월호 참사로 국민적인 애도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월드컵 열기가 달아오르지 못했다. 4년마다 월드컵 마케팅에 열을 올렸던 기업들은 올해 상당부분 이를 자제했고 거리응원 역시 예년에 비해 대폭 축소됐다.

게다가 9일 열린 러시아와의 첫 경기가 출근 시간인 오전 7시에 열렸고 이후 알제리,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경기도 오전 5시, 4시에 각각 벌어지는 등 경기 시간도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치킨, 맥주 등 외식 판매가 급증하던 과거와 같은 특수를 누리기 어렵게 됐다.

이같이 침체된 월드컵 분위기에 정부 경제팀도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악화된 소비를 반전시킬만한 묘안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월드컵에 따른 따른 소비심리 회복 기대감 마저 반감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의 손질을 언급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는 있지만 실제 부동산 규제 완화를 둘러싸고 논란이 큰 데다 즉각적인 내수 진작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에 단기간에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미시적인 소비 진작책을 마련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과거보다 싸늘한 월드컵 분위기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기업 등에게 투자, 고용 확대 및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정부는 그나마 한국 대표팀이 16강 진출 이상의 좋은 성적을 낼 경우 월드컵 분위기가 고조되고 침체된 소비심리 회복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2002년 한ㆍ일 월드컵을 상기하며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야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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