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국제유가, 1970년대 이래 가장 안정적
뉴스종합| 2014-06-18 11:02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최근 이라크 내전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 요인에도 불구, 국제유가가 1970년대 이래 가장 안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라크 내전이 국제전으로 비화하면서 최근 유가가 요동치고 있지만, 영국 석유회사 BP는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40년새 가장 안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BP의 세계 에너지 연간통계리뷰를 인용해 “미국의 석유생산 증가가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 산유국의 공급 불안을 상쇄시켰다”고 풀이했다.

B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크리스토프 루얼은 “2011년 아랍의 봄 이래 하루 평균 석유공급이 누적 300만배럴 중단됐지만, 이는 미국의 초과 생산으로 만회됐다”고 설명했다.

루엘은 “북아프리카 산유국의 생산 중단과 미국의 생산 증가는 거의 완벽하게 일치하다”며 “이같은 평형은 국제 석유시장에 ‘기이한 고요(eerie quiet)’를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순전히 우연의 일치로, 서로 아무런 상관성이 없기 때문에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석유 증산이 시리아와 리비아의 정정불안에 따른 감산 충격을 상쇄시키면서 결과적으로 지난 3년간 평균 유가는 ‘비상시적인 안정’을 유지했다. 국제 유가는 같은 기간 배럴달 100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지난해 브렌트유의 경우, 전년대비 3.01달러 떨어진 평균 108.66달러를 유지했다.

BP보고서는 “미국의 셰일혁명이 세계 에너지 시장에 큰 충격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의 셰일혁명은 수압파쇄와 수평시추와 같은 공법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추출하기까지 비경제적으로 여겨졌던 엄청난 양의 석유와 가스가 기술 개발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셰일 붐은 미국의 에너지 전망을 바꿔놨다. 지난 십여년간 감소세를 보였던 석유생산은 셰일혁명으로 다시 반등했다. 미국은 지난해 세계 최대 석유생산 증가세를 보였다. 작년 석유 생산만 1231만배럴에 달했다. 이는 1986년 이래 최고치다. 천연가스 가격도 2008년 최고점 대비 3분의 2수준으로 떨어뜨렸다.

FT는 “셰일붐으로 인한 값싼 에너지 가격은 암울했던 미국의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어 ‘산업 르메상스’의 희망을 고취시켰다”고 분석했다.

밥 더들리 BP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보고서는 변화무쌍한 세계에 자기적응력이 있는 유연한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의 강점을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BP가 발표한 ‘세계 에너지 연간통계리뷰’는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생산량과 소비량, 매장량을 분석한 ‘석유산업의 성경’으로 불린다.

한편 17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하락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0.54달러(0.5%) 떨어진 배럴당 106.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0.43달러(0.38%) 오른 113.37달러선에서 움직였다.

이날 원유 투자자들은 이라크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급진 수니파 반군의 무장 공격으로 시작된 이라크 사태는 이날도 이라크 정부군과 수니파 반군이 바그다드 인근을 비롯한 곳곳에서 충돌하는 등 확전 양상이다.

유엔과 국제사회는 이라크가 최대 위기에 처했다며 경고를 보냈다.

시아파가 주도하는 이라크 정부는 수니파와 접촉할 것을 권유한 서구 국가들을 무시했다.

투자자들은 이라크에서 원유 공급이 줄어들 수 있어 예의주시했으나 아직 유전지대는 위협받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 많았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