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승자 없이 끝난 ‘세계 최대’ 남아공 광산 파업
뉴스종합| 2014-06-24 10:59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남아프리카공화국 백금 광산 파업이 5개월 여 만에 마무리를 지었다. 생계를 버리고 파업에 뛰어든 노조측, 임금인상 요구에 저항한 기업측 모두 크나큰 손실을 본 패자만 남은 싸움이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노조측 관계자의 말을 빌려 남아공 백금 광산 파업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고 전하면서 사측에는 20억달러 이상의 매출 손실을, 7만 명의 파업 노동자들에게는 10억달러의 임금 손실을 가져왔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각 사 홈페이지]

파업으로 남아공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다. 올해 1분기 남아공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하며 뒷걸음질쳤다. 남아공은 세계 최대 백금 생산국일 뿐만 아니라 백금은 남아공 경제에 있어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이다. 이 금속은 자동차 부품 제작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재료다.

앵글로아메리칸플래티넘, 임팔라플래티넘, 론민 등 주요 백금 광산업체들이 조업을 중단하면서 남아공 백금 생산량은 60% 가량 감소했다.

다행히 국제 원자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았다. 각 기업들이 파업에 대비해 재고를 비축해 뒀던 까닭이다.

파업이 시작된 다음날인 1월 24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국제 백금 가격은 1428달러였다. 5개월 동안 등락을 거듭하긴 했으나 지난 23일 종가는 1453달러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이뤘다.

파업 종료 소식이 전해지고 각 광산업체들의 주가도 상승했다.

파업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론민의 주가는 런던 증시에서 4.5% 증가했고 앵글로아메리칸과 임팔라의 주가는 각각 1%가량 상승했다.

아직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다. 남아공 광산건설노동자총연합(AMCU)는 사측과 최종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FT는 이전 생산량을 회복하기까지 수 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저임금 노동자들의 경우 매월 기본급에서 1000랜드(남아공 화폐단위) 인상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들은 파업 당시 최소 1만2500랜드 이상의 월급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이를 거부해 지난 1월 23일부터 파업이 시작됐다.

한편 남아공에선 이보다 앞선 2012년 러스틴버그에서 백금 광산 근로자 파업을 진압하던 경찰이 시위대를 대상으로 발포해 34명이 사망하는 마라카나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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