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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월드컵] 일본 “사요나라”…3대 빅리그 명가의 몰락
엔터테인먼트| 2014-06-25 08:44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패자의 뒷모습은 아름답게 미화될 순 있을지언정 그 쓸쓸함까지 지울 순 없다. 패배는 어디까지나 패배이니 말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가 막바지로 접어들며 떠나는 자와 남는 자들이 속속 결정되고 있다.

일본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가진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1-4로 대패하며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조별리그 탈락을 확정짓는 아시아 국가가 됐다. 1무1패를 기록 중이던 일본은 콜롬비아에 승리하고, 그리스가 코트디부아르를 이겨야 16강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일본의 바람대로 그리스는 코트디부아르에 2-1로 이겼지만, 일본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대회 전 4강 진출을 자신했던 일본은 결국 ‘승점자판기’로 전락하며 조 4위로 짐을 싸는 처량한 신세가 됐다.

세계 3대 빅리그를 보유한 국가이자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경험을 가진 ‘명가’ 이탈리아, 스페인, 잉글랜드도 결국 명예회복에 실패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또 다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이탈리아는 브라질 나타우의 두나스 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가진 D조 3차전에서 0-1로 졌다. 이날 경기에서 조르조 키엘리니(유벤투스)는 후반 35분 갑자기 자신의 목 쪽으로 머리를 들이민 우루과이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에게 왼쪽 어깨를 물렸지만, 이 상황을 포착하지 못한 심판진은 반칙 판정 없이 경기를 속개시켰다. 공교롭게도 수아레스의 ‘핵이빨’ 반칙이 나온 직후 우루과이는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키엘리니는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심판이 경기를 망쳤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체사레 프란델리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 감독과 잔카를로 아베테 이탈리아 축구협회 회장은 이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일찌감치 조별리그 탈락을 확정지은 ‘종가’ 잉글랜드는 마지막까지 체면을 구겼다. 이날 잉글랜드는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이번 대회 최고의 ‘언더독’ 코스타리카와 가진 D조 3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잉글랜드는 우루과이와 가진 2차전에 나섰던 베스트 11에서 무려 9명을 교체하는 파격적인 라인업을 선보였지만,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1무2패(승점 1)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1958년 스웨덴월드컵 이후 56년 만에 ‘무승’으로 월드컵을 마감했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 축구 대표팀의 귀국 비행기에는 번개가 내리쳤다. ‘유로 위클리 뉴스’는 25일 스페인 현지 언론을 인용, 브라질 쿠리치바에서 출발한 대표팀의 이베리아 항공편 비행기가 스페인 라스팔마스를 거쳐 마드리드에 착륙하는 순간 날개 부분에 벼락을 맞았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비참한 실패를 겪은 스페인 대표팀에 어쩌면 썩 어울리는 마지막일지도 모른다”고 풍자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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