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디지털시대와 아날로그TV 사이
뉴스종합| 2014-06-27 11:13
초고화질 방송 · 기기 봇물 불구
전국 800만戶 디지털전환 외면…연내 100% 디지털방송전환 난항



공중파 아날로그 방식 전송은 이미 중단됐다. 또 큰 화면 LCD 평면 TV도 사실상 각 가정마다 1대 이상씩 보급이 완료됐다. 배불뚝이 브라운관 TV를 찾는게 오히려 더 어려울 정도다. 장비 및 유료방송 업계는 디지털을 넘어 초고화질(UHD) 방송을 하겠다며 서두르고 있다. 구글이나 SK텔레콤 같은 IT 업체들은 스마트폰과 TV를 연동하는 장비와 서비스까지 잇달아 출시했다.

하지만 아직도 아날로그 TV 방송 가입자는 전국적으로 800만 가구에 달한다. 케이블이나 IPTV, 위성 등을 통해 방송을 시청하는 3000만명 가량의 가정과 상점 중 상당수가 고가 평판 디지털 TV로 지글지글 거리는 아날로그 방송 보기를 고집하고 있다는 의미다.

27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전국 92개 SO(지역방송) 사업자들의 아날로그 상품 비중은 55.9%에 달한다. HD를 넘어 UHD 화질까지 보장하는 디지털 방송 상품이 출시된지 5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절반 이상의 가입자들은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나마 디지털 전환 비율도 매달 1% 정도에 머물고 있어, 연내 100% 디지털 방송 전환이라는 정부와 업계 목표 달성은 고사하고, 50%만 넘겨도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정부가 지난해 말, 아날로그 방식 공중파 송출을 강제로 중단하면서, 케이블TV 업체들에게도 빠른 가입자 전환을 독촉하고 있지만,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협회 한 관계자는 “기존에 월 4000원 정도로 공중파는 물론, 몇몇 케이블TV 채널까지 봐왔던 아날로그 가입자들에게, 몇 천원을 더하면 보다 선명한 화질로 보다 많은 채널도 볼 수 있다는 디지털 상품은 그리 매력적이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몇 십만원에서 많게는 몇 백만원 하는 TV에는 선뜻 지갑을 열지만, 정작 몇 천원의 월 요금에는 저항이 심하다는 의미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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