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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재미있는 입시이야기] ①남녀공학 통념의 반란…남고ㆍ여고보다 공부 잘한다
뉴스종합| 2014-07-10 14:08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대학 입학시험 전형이 다양해지면서 학생, 학부모, 교사 등 입시와 직간접적인 관계에 있는 이들은 혼란스럽다. 해마다 바뀌는 전형을 파악하는 것도 여간 고난한 일이 아니다. 입시에 대한 강박관념이 도를 넘어 선입견으로 굳어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헤럴드경제와 진학사는 공동으로 5회에 걸쳐 ‘통계로 보는 재미있는 입시이야기’를 연재한다. 최신 이슈와 흥미로운 내용을 통계적으로 접근함으로써, 기존에 갖고 있던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새로운 사실을 전달하려는 일환이다. 어렵게 느껴지던 입시를 객관적인 통계를 통해 살펴보면 입시에 대한 체감도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치동 학원가에서 밤늦게 무거운 가방을 든채 귀가하는 학생들의 모습. [헤럴드경제DB사진]

학부모 입장에서는 남고나 여고가 남녀 공학보다 성적이 높다고 인식하기 쉽다. 혈기왕성한 사춘기에 남학생과 여학생이 같이 있으면 수험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2013학년도 수능 채점결과만 보면 실제 그러하다. 남녀공학의 언어영역 표준점수의 평균은 97.5점으로, 남고의 평균인 100점, 여고의 평균인 104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경향은 수리영역이나 외국어 영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 결과는 
2014학년도 수능성적 입력자 중 일반고생 국영수 평균등급 기준. [자료=진학사]
예체능계열의 학교 성적까지 모두 포함돼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교유형별로 가장 학생이 많은 일반고 학생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 결과는 달라진다.

진학사가 진학닷컴을 통해 2014학년도 수능 성적을 입력한 일반고 학생 17만7391명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국어영역의 성적을 입력한 남녀공학생 8만2698명 중 1등급에 해당하는 학생 수는 8785명(10.5%)을 기록했다. 남고는 5만319명 중 1등급이 5308명(10.5%)이며, 여고는 4만4026명 중 1등급이 3415명(7.8%)으로 집계됐다. 남녀공학생이 학업성취도가 떨어진다는 선입견이 일차적으로 무너졌다는 의미다.

흥미로은 점은 국어 영역에서의 1등급 비율에서 남녀공학과 남고가 여고에 비해 2.7%포인트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국어과목은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더 높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결과는 그 반대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강하다고 알려진 수학영역은 확실히 남고의 성적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성적을 입력한 학생은 남녀공학 8만1150명, 남고 5만9명, 여고 4만3176명으로 총 17만4335명이다. 1등급 남녀공학생은 1만144명으로 남녀공학 학생 전체의 12.5%를 차지했다. 남고생은 6500명(13%)이 1등급이고, 여고생 중 1등급은 2746명(6.4%)에 불과했다. 남고생 비율이 가장 높았고, 여고생은 비율면에서 절반 수준에 그쳤다.


마지막으로 영어영역의 성적을 입력한 학생은 총 17만6787명이다. 이 중 남녀공학생은 8만2490명, 남고생은 5만303명, 여고생은 4만3994명이다. 남녀공학생 중 1등급 비율은 11.1%이고, 남고생의 1등급 비율은 9.7%, 여고생의 1등급 비율은 6.2%이다. 남녀공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를 종합하면 학교 성별에 따른 1등급 학생 비율의 차이는 모든 영역에서 남녀공학이 가장 높았고, 여고가 가장 낮았다. 이같은 성적분석 결과를 보면 기존의 남녀공학생이 이성교제 등을 이유로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통념에 반대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일반적으로 남녀공학생들의 성적이 낮다는 인식이 있고, 이러한 인식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지만, 중학생 때는 오히려 공학에서 학업성취가 높은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남녀공학을 다니면 공부에 방해되는 요소가 많을 수 있다는 일반적 인식으로 학교를 선택하기 보다는 학생 수업 참여도, 학교의 투자 의지, 교사의 노력 정도 등이 학교의 수험 분위기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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