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관계형 금융 활성화..글쎄
뉴스종합| 2014-07-12 08:56
[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 최근 금융당국이 ‘관계형 금융’ 활성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우리 대출관행으로는 관계형 금융이 정착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기법은 금융기관이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축적한 정보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백종호 수석연구원의 최근 ‘은행의 관계형 금융 강화로 중소기업 대출 확대 모색’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협소한 지리적 여건에서 다수의 시중은행들이 경쟁하고 있어 관계형 금융이 형성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치열한 경쟁으로 기업이 은행 한곳과 오랜 기간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또 대출담당자의 면책제도가 정착되지 않아 부실발생 때 대출자가 성과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적극적인 여신 취급에 애로사항으로 작용하고 있다.

백 연구원은 “은행의 보수적 여신심사 관행은 지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프로세스의 표준화와 시스템화로 경비절감을 추구하는 시중은행 입장에서 비용 문제 등으로 관계형 금융을 적용하기 곤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대출심사 기능은 본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관계형 금융은 지역의 영업점에서 대출심사와 경영진단 등을 수행해야 하는데, 은행이 관계형 금융을 확대할 경우 비용이 상승이 우려된다.

국내은행의 기업금융은 재무상태와 신용등급 등 정량적 정보를 토대로 대출 여부와 조건 등을 결정하는 ‘거래형 금융’ 모델로 성장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재무정보에 대한 낮은 신뢰도 등으로 신용평가가 어렵다. 관계형 금융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1회성 정책이 아닌 지역 밀착형 관계형 금융에 대한 장기적 관점의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은행은 상시탐방을 통해 기업 고유의 특성이 반영된 정보를 발굴해 여신심사에 활용하는가 하면 지역에 대출 심사권을 넘기면서 자율적인 지원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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