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200억달러 어디서 짜내지?”…푸틴의 2018월드컵 딜레마
뉴스종합| 2014-07-15 11:17
재정적자 급증에 국채 안팔려…외인 자본유출 심화 ‘설상가상’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올해 510억달러 사상 최대규모의 동계올림픽을 치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월드컵을 어떻게 준비할까. 소치 올림픽으로 국고는 이미 쓸대로 썼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경제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4년 뒤 월드컵 준비를 위해 200억달러(약 20조3600억원) 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도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미국 NBC방송은 러시아가 2018년 월드컵을 개최를 앞두고 발트해부터 우랄산맥에 이르는 1500마일 경기장 등 각종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하지만, 막대한 재원 마련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랄 산맥 한가운데… 경기장, 지을만 할까=러시아의 월드컵 개최에 있어 관건은 역시 경기장 건설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하고 있는 경기장 규격은 4만3000명 이상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2만7000석의 예카테린부르크 경기장의 경우 1만6000석 이상 늘리기 위해 개조가 필요하다. 경기장 건설 및 개조에는 대략 2억~8억달러의 자금이 소요된다. 현재 건설이 진행 중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제니트 경기장은 건설비용만 350억루블(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축구가 인기를 끄는 지역은 수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정도다. 예카테린부르크에 연고를 둔 축구팀 우랄 예카테린부르크의 경우 지난 시즌 평균 1만3188명의 관중을 모으는 데 그쳤다.

이번 브라질 마나우스의 아레나 아마조니아 경기장도 비슷한 비판을 받았는데, 아마존 정글에 위치한 이 경기장은 지역 연고팀도 없고, 짓는데만 2억2000만달러를 들였다.

▶적자는 늘고, 국채는 안팔리고… 도대체 예산은 어디서(?)=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9월 러시아 정부는 2014-2016 회계연도 예산을 승인하면서 2014년 회계연도 정부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0.5%인 3914억루블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적자폭은 2015년엔 두 배로 증가해 8170억루블(GDP의 1%)로 늘 것으로 예상됐다. 2016년은 정부수입 증가로 적자폭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서방 경제제재 이전의 전망치다. 최근 날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러시아 정부의 세수가 얼마나 더 늘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유럽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석유펀드는 러시아 국채 투자에서 10%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 사이에서 러시아 국채는 투자 매력을 잃었다. 지난 2월 국채수익률은 한때 10.33%까지 오르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2일 2023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인 8.31%를 기록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투자자들이 요구한 가격 수준이 러시아 국채 신용등급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지난 4월엔 100억루블 규모의 5년물, 9년물 국채 경매를 취소했다. 이에 국제금융센터의 한 관계자는 총 8번의 국채발행 경매에서 7번을 실패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세수확장, 국채판매 등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면서 기댈 곳은 외국인 투자 뿐이지만 이도 여의치 않다. CNBC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 상반기(1~6월) 외국인 자본 순유출은 750억달러에 이른다고 전망하며, 지난해 627억달러보다 더 늘었다고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자금유출 규모가 9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외국인 자본 순유출 규모를 1000억달러까지 내다봤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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