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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만 타면 우는 우리 아이…젖꼭지 · 사탕 물리세요
라이프| 2014-07-29 11:09
기압 변화탓 항공성 중이염 유발…고막에 압력 가해져 심하면 파열

심장 질환 환자는 저산소증 주의…승무원에 요청…산소공급 충분히


40대 회사원 류 모씨는 여름 휴가를 맞아 외국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귀국 직전 가벼운 감기 기운을 느꼈다. 하지만 개의치 않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착륙할 때쯤 귓속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 과 함께 귀가 먹먹해졌다. 한 번씩 경험했던 현상이라 별다른 조 치를 취하지 않았으나 먹먹한 증세가 며칠 동안 계속됐다.

본격적인 휴가시즌을 맞아 해외로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비행기만 타면 귀가 먹먹해지거나 몸에 힘이 빠지고 속이 안좋아 연신 트림과 방귀를 못참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볼 수있다. 또 장시간 기내에 머물경우 다리가 퉁퉁 붓기도한다.

자동차나 열차, 배로 여행하는것과는 달리 비행기 여행은 높은 고도로 인한 물리적 환경의 변화가 몸의 건강 상태에 따라 경미하거나 심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비행기 여행은 저산소증, 압력의 변화, 습도 감소, 혈류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하고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우리 아이는 비행기만 타면 이유없이 계속 울어요’... ’항공성 중이염‘ 의심해봐야=항공성 중이염이 발생하는 이유는 갑작스런 기압의 변화 때문이다. 이관(귀 안쪽과 바깥쪽의 기압이 같도록 유지시켜주는 역할을하는 기관)이 정상적으로 기능할때는 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감기나 비염, 축농증이 있는 경우에는 이런 불편감이 증폭되어 항공성 중이염이 유발되기쉽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이관이 덜 발달되어있어 어린이 유아가 이유없이 계속 우는 경우 항공성 중이염을 의심해봐야한다. 항공성 중이염은 일반적으로 생기는 중이염의 발생 기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일반적으로 중이염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시작되는 감기로부터 생기는 하나의 합병증으로 간주하면 된다.중이염은 목 안 뒤쪽에 편도선 후방에 유스타키오관(Eustachian tube)이라는 통로를 통해 염증이 파괴되어 중이까지 감염이 되는 경우이다.
비행기가 이륙하여 상승할 때는 유스타키오관의 통로가 구조상 비교적 잘 열린다. 그렇지만 비행기가 하강할 때는 문제가 다르다. 유스타키오관의 통로가 잘 열리지 않을 뿐 아니라 목감기 같이 편도선이 부었거나 목이 전체적으로 많이 부어 있을 때는 유스타키오관 통로의 개구 부위가 막혀 뚫리지 않게 돼 중이의 내부 압력과 외기 압력 간의 차이는 점점 커진다. 따라서 비행기 하강 시 지상 압력이 점차 커지므로 중이로 연결되는 고막에 엄청난 압력이 외부로부터 가해진다. 이러한 압력 차이로 인해 고막 손상, 때로는 고막 파열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항공성 중이염을 예방하려면 유아의 경우 젓꼭지를 물리거나 아이들의 경우 사탕을 빨게한다. 빨거나 삼키는 작용은 이관을 자주 열어주게 되어 압력의 변화로 이관이 막히는 것을 방지 할 수 있다. 또한 이착륙시 잠들지 않도록해 하품을 자주 하게 하는 것도 이관을 열어주는 효과가 있어 도움이 된다. 잠이 들게되면 귀가 압력을 조절하는 기회를 놓치게 되므로 가급적 깨어있는 것이 좋다. 귀마개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귀마개는 소음을 차단해주기도 하지만 외이와 내이의 압력을 조절해 귀의 통증을 줄여주기도하기 때문이다. 

비행기 하강 시 지상 압력이 점차 커지므로 중이로 연결되는 고막에 엄청난 압력이 외부로부터 가해진다. 이러한 압력 차이로 인해 고막 손상, 때로는 고막 파열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 뇌와 심장, 폐에 질환이 있는 환자는 ‘저산소증’ 시달릴 수 있어..미리 산소공급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요청해야=사람은 1만 피트 이상의 고도에 급격하게 도달하면 생리적으로 산소가 모자라게 되는 ‘저산소증’ 상태에 빠진다. 고도가 상승함에 따라 압력이 전체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산소 분압도 떨어진다. 우리 몸에 산소가 모자라면 일종의 빈혈 상태가 유발되어 몸의 기능이 저하된다.

비행기 안에는 ’여압장치‘가 있어 압력을 조절하고 기내 환경의 분압을 일정하게 유지해 특정한 고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실제적으로 비행기가 3만 피트 이상의 고도에서 비행을 하더라도 이 여압장치 덕분에 기내의 고도는 불과 6천에서 8천 피트 사이를 유지하게 된다.

여압장치로 기내 고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산소 공급을 지속적이고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비정상적인 신체 조건을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약간의 산소 부족이 허약한 환자의 상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쳐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 이럴경우 미리 항공사에 이런 사정을 말해야한다. 그러면 항공사는 환자를 ‘허약 승객’으로 분류하여 기내에서 산소 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사전에 조치해준다.

▶ 이마나 눈아래쪽 갑작스런 통증 ‘항공성 부비동염’....가스차고 트림나고 ‘장 팽창’=높은 고도에 도달하면 외기의 떨어진 분압에 반비례하여 부피가 늘어난다. 우리 몸에는 가스가 존재하는 곳이 크게 세 군데가 있다. 귀의 중이(외이와 내이 사이에 잇으며 고막, 고실,청소골, 유스타키오관으로 이루어져있음)ㆍ부비강(코 주위 얼굴뼈 속에 있는 빈 공간), 그리고 장이다. 중이와 같이 부비강도 염증이 있어 막혀 있는 경우 압력 형성의 차이로 인해 심한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주로 양쪽 눈 사이, 이마, 눈 아래쪽에 갑작스런 통증은 ‘항공성 부비강염’을 의심할 수 있다. 장은 위장, 소장, 그리고 대장 모두 다 해당된다.

고도의 상승에 따라 압력이 떨어지면 부피가 팽창하게 되는데 장내에는 가스가 존재하므로 같이 장 팽창이 일어난다. 비행 도중 트림을 하거나 방귀를 자주 끼게 되는 것도 장내에 있던 가스가 지상에서보다 팽창하다보니 배출되는 장소가 입과 항문이어서다. 문제는 평소 장이 안 좋아서 가스가 많이 형성되거나 부분적으로 장폐쇄가 있는 경우, 원활하게 가스가 배출되지 않고 가스 팽창으로 인한 압력이 장에 가해지므로 심한 복통을 일으킬 수 있다.

심하게 설사를 한다거나 복통이 있는 경우에는 비행하면서 악화되기 때문에 장 상태가 어느 정도 호전된 이후에 비행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장내 가스를 유발하는 음식 중 콩 종류, 사과, 배추, 무, 양파, 마늘 등을 피하고 급하게 식사하거나 껌을 씹는 경우 불필요하게 공기를 삼키게 되므로 주의를 요한다.

▶ 습도 현저히 떨어지는 비행기 안 ‘탈수와 다리 부종’ ...수분 자주 섭취해야=비행기 안의 환경은 무척 낮은 10% 정도의 습도를 유지하게 된다. 지상에서 습도가 80~90% 유지되는 것에 비하면 엄청 낮다. 습도가 낮으면 우리 몸의 60~70%가 수분으로 이루어진 만큼 몸에서 수분이 손실된다. 따라서 피부도 건조해지고 입이 마르게 된다. 코도 건조해지고 눈도 자극을 받는다. 그래서 기내에서는 수시로 물이 제공된다.

비행하면 일어나는 현상 가운데 흔한 것이 다리가 붓는 것이다. 오랫동안 서 있거나 비행기에 앉아 있는 경우처럼 다리 운동이 안 되는 상황에서는 다리가 부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비행기 안에서는 수시로 움직여주고 매 시간마다 다리 근육을 운동시키는 것이 좋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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