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조선 ‘빅3’ 직원들, 올 해 여름휴가 지갑 얇아지나
뉴스종합| 2014-07-29 10:30
-임단협 지연…2일 휴가 시작 전 타결 난망
-임단협 타결 안되면 수백만원 격려금 없어
-‘강성’ 현대重, 협상 난항-대우ㆍ삼성 “휴가 전 타결 목표”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여름휴가를 앞둔 주요 조선사 직원들의 지갑이 올 해는 예년에 비해 다소 얇아질 것으로 보인다. 임금 및 단체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여름휴가 전 타결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조선사들은 매년 휴가비와 더불어 임단협 타결에 대한 격려금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휴가 전에 지급해왔다. 성과급까지 더하면 직원들이 손에 쥐는 목돈은 500만~700만원 수준이었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내달 4일부터 여름휴가에 돌입한다. 현대중공업은 4~14일, 대우와 삼성은 4~8일까지다.

지난 해까지는 빅3 모두 여름휴가 전 임금 협상을 마무리했다. 현대중공업 노사가 7월 중순께 협상을 타결하면 대우와 삼성이 이를 참고해 8월 초까지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협상이 마무리 되면 여름휴가비와 더불어 교섭 타결 격려금, 상반기 성과급 일부 등이 휴가 전에 일괄 지급됐다. 현대중공업은 한 달 통상임금의 50%, 대우조선해양은 50만원을 휴가비로 지급했다. 삼성중공업은 휴가비를 따로 지급하지 않는다.

교섭 타결 격려금은 대략 200만~300만원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해 격려금 280만원을 지급했다. 성과급도 일부 지급됐다. 예를 들어 전체 성과급이 350%라면 이중 200%를 휴가 전에 지급하고 나머지 150%는 하반기에 나눠서 지급하는 방식이다.

실제 A조선사 과장 4년 차가 지난 해 이같은 기준에 따라 지급받은 금액은 약 600만원 정도였다. 업계 관계자는 “직급과 보직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업계 평균적으로 약 500만~700만원 정도를 받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 해는 임단협이 난항을 겪으면서 휴가 전 타결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격려금을 받지 못할 공산이 커졌다. 사실상 휴가가 시작되는 2일 전까지 타결이 되지 않으면 협상은 휴가 이후로 연기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노조 창립 기념 행사에 수천명의 조합원이 모여 투쟁 의지를 밝히는 등 휴가 전 타결은 불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일단 이번주 내 타결을 목표로 현재 노사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통상임금 문제는 별도로 논의를 하고 일단 임금 협상을 결론 짓는 방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STX조선해양 노사는 지난 24일 기본급 동결, 생산수당 1만원 인상, 성과금ㆍ격려금 지급, 정년 59→60세 연장에 합의하면서 통상임금 문제는 추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휴가 전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는 않았지만 사실 잠정합의안만 도출되면 조합원 투표를 거쳐 결정하는 절차가 오래 걸리진 않는다”며 “STX조선해양처럼 통상임금 문제는 논의를 지속하기로 하고 나머지 임금 협상만 합의를 한다면 휴가 전 타결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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