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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500억 명퇴금에 운 KT, 뒤에서는 2년래 최대 이익에 ‘함박웃음’
뉴스종합| 2014-07-29 09:48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KT가 외형상 1조500억원에 달하는 명예퇴직 비용에 울었다. 하지만 일회적 비용을 제외한 실직 영업이익은 2년여만에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황창규 회장 취임을 계기로 각종 악재를 딛고 본격적인 성장세에 오른 모습이다.

KT는 29일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KT 순수 실적 기준으로 지난 2분기에 4조4425억원의 매출과 9565억의 영업손실, 그리고 -869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약 1조500억원에 달하는 직원 8000여 명의 명예퇴직 비용이 일시에 반영된 결과다. 이 같은 수치는 분기 기준으로 KT 창사이래 최대 영업손실이다.

하지만 속 내용은 달랐다. 명예퇴직 비용을 제외하면 KT는 2분기에 약 26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2012년 2분기 2900억원 이후 8분기만에 최고치다. 지난해부터 계속됐던 무선분야 가입자 점유율이 30% 수준에서 안정화된 까닭이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보조금을 포함한 마케팅 비용 지출이 크게 줄면서 실질 영업이익이 대폭 상승했다.

KT의 2분기 무선 사업부분은 가입자가 30여만명 늘면서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2.7% 증가한 1조7988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가입자당평균매출(ARPU)가 높은 LTE 가입자가 941만명까지 늘면서, 전체 ARPU도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황 회장이 최근 일부 매각 방침을 밝힌 금융과 렌탈 자회사들의 실적도 KT를 간접적으로 도왔다. KT는 BC카드의 안정적 매출과 KT렌탈의 활발한 성장세로 금융렌탈 사업군에서만 전년동기 대비 5.5% 증가한 1조17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유선분야의 감소세는 계속됐다. 매출은 유선전화 가입자와 통화량 감소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6.6% 감소한 1조4080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유선과 무선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미디어, 콘텐츠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3.8% 성장한 3813억 원을 달성하며 유선의 부진을 만회했다.

업계에서는 3분기 KT의 실적은 보다 탄력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1조500억 원의 비용 부담을 안겨줬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3분기부터는 역으로 분기당 1200억원 수준의 비용절감, 영업이익 확대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또 3분기 이통시장이 정부의 강력한 불법 보조금 단속과 통신사들의 눈치보기로 얼어붙으며, 마케팅 비용도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김인회 KT CFO는 “통신사업 경쟁력이 유무선 모든 분야에서 서서히 회복되고 있으며, 특히 2분기 영업정지와 시장이 비교적 안정화된 상황에서도 KT는 30만 명의 무선가입자가 순증하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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