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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청년 노동자 국외유출 심각…렌치 시험대
뉴스종합| 2014-07-31 11:34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장기실업에 허덕이던 이탈리아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점차 고국을 등지고 부유한 주변국으로 떠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39세의 나이에 총리에 오른 마테오 렌치<사진> 총리가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이탈리아에선 14년 간의 경제 침체를 견디다 못해 해외로 이주하는 젊은층이 크게 늘어났다”면서 만성적 인력 유출을 막겠다고 공언해왔던 렌치 총리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통계청(Istat)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간 해외로 빠져나간 이탈리아 청년 노동자는 9만4000명으로 추산된다. 지난 한해에만 영국 취업을 위해 국민보험번호를 받은 이탈리아인이 1년 사이 66% 증가한 4만4000명에 달했다. 이탈리아의 청년 노동력 국외유출은 최근 급격하게 심화한 셈이다.

이탈리아 저명 인구학자 마시모 리비 바치는 “일자리를 찾아 독일 등 타국으로 이주하는 젊은 이탈리아인들이 영국 이주율과 비슷한 속도로 늘고 있다”면서 “정부의 공식 통계수치는 현실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이탈리아인들이 해외로 떠나는 것은 오랜 경기침체 때문이다.

이탈리아 경제는 지난 11분기 중 10분기 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지난해 4분기에야 0.1%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도 0.2% 확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이탈리아 중앙은행(BOI)은 전망하고 있다.

장기불황으로 고용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5월 현재 이탈리아의 실업률은 12.6%로, 역대 최고치인 12.7%에 근접했다. 같은 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평균 11.6%, 독일 6.7%와 견주면 유럽 최악 수준이다.

특히 15~24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43%에 달할 정도로 극심한 상황이다.

인구 6200만명의 이탈리아에서 이 같은 젊은 노동인구 감소는 잠재성장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큰 문제다.

이와 관련 이탈리아 국영연구소 Svimez는 최근 발간한 연례보고서에서 “해외이주 행렬이 계속되면 산업ㆍ인력의 ‘사막화’ 위험이 커질 것”이라면서 “향후 5년 간 절대빈곤 가정은 2배 이상 늘어나 100만가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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