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찰이 유언비어 단속한다고?
뉴스종합| 2014-08-04 11:24
이 정도면 거짓말도 ‘릴레이’다. 신뢰는 점점 땅에 떨어지고 있다. 유병언(73ㆍ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체포 및 시신 확인작업과 관련해 경찰의 거짓말이 계속되면서 불신의 도는 넘어섰다. 경찰은 유 씨 사망을 둘러싸고 유언비어가 심각해지자 집중 단속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영화속 대사처럼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해주고 싶다는 국민들이 많다.

경찰은 그 동안 순천에 사는 제모(59) 씨가 “‘숲속의 추억’ 별장에 숨겨진 방이 있다. 벽을 두드려보면 소리가 다른 공간을 찾을 수 있다”고 수차례 제보했다는 말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맞서왔다. 하지만 지난 3일 제 씨가 114 이용 사실 증명원을 제시하자 경찰은 “제 씨가 5월 20~28일 순천경찰서 정보보안과에 세 차례, 29일 수사과에 한차례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됐다”고 인정했다. 제보전화를 받고도 제대로 수색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피하려고 거짓말을 한 것 아닌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경찰의 잘못된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찰은 앞서 지난 7월24일 유 씨의 사망지 근처에서 안경을 한점 수거했다며 이것이 유 전 회장의 안경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하고 일반에 공개했다. ‘이번에 발견된 시신에 안경이 없다’는 네티즌들의 의혹제기에 따른 답변(?)이었다. 하지만 그 안경은 안경이 발견된 땅의 주인의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람들의 비웃음을 샀다.

앞서 경찰은 발견된 시신이 유 씨가 분명하다며 신발이 명품 ‘와시바’라는 점을 근거 중 하나로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경찰이 독일어로 ‘세탁 가능한(waschbar)’이라고 쓰여진 태그를 브랜드로 잘못 알고 발표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아무 확인도 없이 ‘waschbar’를 명품이라고 단정지은 이유나, 처음부터 원문은 왜 공개하지 않고 한글로만 ‘와시바’라고 공개한 이유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침묵중이다.

경찰은 지난달 말 유 씨 시신과 관련된 유언비어가 경찰의 명예를 훼손한다며 단속하겠다고 나섰다.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찰이 정말 ‘유언비어 발본색원’에 뜻이 있다면, ‘제보전화 받은 바 없다’거나 ‘안경을 찾았다’, 혹은 ‘명품 와시바 신발’ 등의 유언비어를 퍼뜨린 사람들부터 손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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