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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관심병사 절반(46.9%) “미래 절망적”
뉴스종합| 2014-08-05 09:03
-“고민 털어놓을 사람 없어”도 절반 가까이
-보호관심병사 스트레스 대처 등 논문
-인권유린 피해 주요 대상에 대한 배려 시급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잇따른 총기사고와 가혹행위로 군대에 간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으면서 군 인권유린 문제가 일파만파의 사회적 이슈로 번지고 있다. 특히 윤일병의 사망사건과 관련해 부모들은 “어찌 군에 (맘 놓고)자식을 보낼 수 있겠는가”라며 성토하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여야 정치권은 책임론으로 들끓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군 인권 유린 피해의 주요 대상인 군대 내 ‘보호관심병사’의 절반 가까이가 “미래가 절망적이며, 고민을 상담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정신적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심병사에 대한 배려와 인권 유린의 근원적 차단책이 없다는 것으로, 개선이 요구된다.

이는 2013년 12월 정신간호학회지에 실린 학술 논문 ‘보호관심병사의 스트레스, 스트레스 대처, 정신건강 상태’의 내용에 따른 것이다. 논문은 경기도 지역 모 군단 소속의 그린캠프(관심병사 치유프로그램) 참가자 11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것이다.

설문 결과, 이 병사들의 24.8%는 ‘미래에 대한 예측’에 대한 질문에 ‘절망적’이라고 답했다. 22.1%는 ‘매우 절망적’이라고 했다. 절망이라는 답이 절반 가까이 달한 것이다. ‘매우 희망적’이라고 답한 병사는 5.3%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논문은 “군대 내 관심병사들이 여러가지 심리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대처 능력이 낮은데다가, 군 생활의 부적응자로 선별되었다는 자기 낙인 효과 때문에 심리적으로 더욱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군 생활의 고민을 상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체 관심병사의 46.9%가 ‘없다’고 답했다. 탈출구가 없는 심한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연구를 진행한 김현례 연세대학교 간호대학 교수는 “고민을 상담할 사람이 없는 병사는 다른 병사에 비해 군 생활의 스트레스가 더욱 높고, ‘문제 중심’의 대처 방식 대신에 ‘정서 중심’의 대처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정서 중심’의 대처 방식은 스트레스를 스스로 억압하고 회피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결국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고 혼자 괴로워하다가 자살 등 더 큰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급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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