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
이라크 공습은 집권 2기 국면전환용 카드? 레임덕 ‘벼락’오바마?
뉴스종합| 2014-08-11 11:33
美 대통령 지지율 40% 사상 최악…의회 ‘제소 결의안’ 심리적 탄핵 수준
레이건 등 집권2기 40년간 영향력 하…일부는 단임제 회귀·3선 연임 주장도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라크 공습 단행은 집권 2기 2년차를 맞은 오바마의 ‘레임덕’ 타개책이었을까?

미국 밖에서는 이라크 공습으로 미국의 중동 외교정책 변화기류에 갑론을박이 뜨겁지만, 미국 내에서는 집권 2기 곤두박질치는 오바마 국정 지지율로 재임 대통령의 레임덕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레임덕이란 정치 지도자의 집권 말기에 나타나는 지도력 공백현상을 말한다.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1999~2001ㆍ하버드대 교수)은 파이낸셜타임스(FT) 11일자 기고문을 통해 “외교 및 국내정책에서 비효율성을 노출한 오바마 대통령이 비난받고 있다”며 “미국이 재임 대통령으로 인해 ‘잃어버린 40년’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로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외교정책은 물론 경제정책까지 미국인 10중 6명은 불만족을 표출했다. 설상가상으로 미 의회는 오바마의 행정명령 남용을 문제삼고 제소 결의안까지 통과시켜 ‘심리적 탄핵’ 수준까지 치닫고 있다.

▶맥못추는‘재임 대통령’ 40년 악순환=서머스는 이같은 오바마의 레임덕을 미국 재임 대통령의 40년 악순환으로 진단했다. 그는 “집권 말기 지도자들은 미래의 보상과 처벌을 제공하면서 상대방에 끼쳤던 영향력을 잃게 된다”며 지난 40년간 재임 대통령의 레임덕을 조목조목 짚었다.

조지 W 부시(2001~2009) 전 대통령의 집권 2기는 사회보장개혁의 헛된 노력으로 시작해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금융위기로 끝났다. 빌 클린턴(1993~2001) 전 대통령은 르윈스키 스캔들에 발목잡혀 탄핵 직전까지 갔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은 미국인 인질 석방을 위해 적대국 이란에 무기를 팔다 들통난 ‘이란-콘트라 사건’으로, 1970년대 리차드 닉슨 전 대통령은 야당 민주당 본부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재임기간이 진흙탕 싸움으로 얼룩졌다. 서머스 전 재무는 “이 두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 중요한 정책 ‘유산’을 남겼다”며 “레이건은 세금ㆍ지출 삭감, 규제철폐, 국방력 강화를, 닉슨은 중국 개방, 베트남 철수 등 과업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1953~1961)는 집권 2기를 핵심참모의 사임 스캔들과 답답한 현실안주 정책으로 소모했고, 그의 전임 해리 트루먼(1945~1953)은 한국전쟁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이들 역시 전후 유럽을 회생시킨 마샬플랜 및 소련봉쇄정책(트루먼)과 미 48개주 연결 고속도로 구상 및 한국전 철수(아이젠하워) 등 공적을 세웠지만 이는 모두 집권 1기에 속했다.

서머스는 “대통령의 과업 중 많은 부분이 1기에 집중되고, 특히 후반은 재선 성공을 겨냥한다”고 덧붙였다.

▶4년 중임제→6년 단임제?=미국 대통령제는 4년 중임제다. 일각에서는 단임제 회귀와 3선 연임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서머스는 “미국 대통령제가 6년 단임제라면 정부 기능이 더 잘 작동할까”라고 반문하면서 “만일 레임덕이 문제의 핵심이라면 재선 가능성을 제거하는 것은 집권 1기에서 작동하는 대통령의 권한을 없앨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머스는 “레임덕 문제는 재선 달성이 가져오는 자만과 피로라는 ‘유독성 조합’이 초래하는 문제보다 덜 심각하다”면서 이 논제는 연구가 필요하다며 여운을 남겼다.

다만 “모든 재선 대통령은 집권 2기 과정이 더 나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아무도 그렇지 못했다”면서 “지난 40년 미국은 재임 대통령에 의해 통치됐고, 개혁은 이미 늦었다”고 변화를 촉구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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