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원조 IT株, 믿음직한 형님들이 돌아왔다
뉴스종합| 2014-08-12 11:27
밀려났던 IBM·인텔·시스코 등
올 평균수익률 14%…주가 회복세
큰손들 애플 등 추격매수에 부담

코스닥 다음·컴투스도 귀환
“성장가치 검증” 주도株 부상


미국과 한국의 원조 IT기업들이 화려하고 부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 등은 한때 전세계 경제를 주름잡았으나, 애플과 페이스북 등 신세대 IT기업들이 급부상하면서 홀대받았다. 그러나 최근 IT 원조기업들의 주가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쏠리고 있다. 미국 기술주와 동조화현상을 보이던 코스닥시장에서도 다음과 컴투스 등 원조 IT기업들이 시장 전면에 주도주로 나섰다.

▶돌아온 형님들= 1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월 2일부터 지난 6일까지 IBM, MS, 인텔, 시스코 등 네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4%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S&P 500지수의 상승률 5%와 비교하면 세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올들어 원조 IT기업들의 주가가 부각되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지난 5년간 나스닥시장을 견인하던 신세대 IT주를 식상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높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을 무릅쓰고 추격 매수하기에도 부담되는 시기가 왔다는 설명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4년 고점대비 23% 하락한 아마존이다.


원조 IT기업들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IT트렌드도 다시 주도하고 있다. MS는 그간 약점으로 지적됐던 모바일사업 경쟁력을 확대하는데 공들이고 있다. 인텔은 개인용 PC 프로세서시장에서 지배력을 더욱 강화했다. 또 미래의 성장엔진이라 할 수 있는 클라우드컴퓨팅 부문의 매출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1990년대후반 인터넷의 발전을 발판으로 기록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던 시스코도 새 성장동력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한때 우량주의 대명사였던 IBM은 빅데이터사업을 새 모멘텀으로 모색 중이다. 

▶코스닥 원조 IT주 부활= 한국 증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때 대세를 이뤘던 바이오와 스마트폰 관련주에 밀려났던 원조 IT주들이 귀환했다. 성장동력을 상실하면서 존재감없던 다음은 모바일메신저 기업 카카오와의 합병을 앞두고 코스닥시장에서 주도주로 떠올랐다. 오는 10월 다음카카오가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 10조원대에 이르는 공룡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돼, 코스닥 대장주가 셀트리온에서 다음카카오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컴투스는 피처폰 시대에 상장했으나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다가 최근 빛을 본 경우다. 모바일게임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컴투스는 해외매출을 기반으로 2분기 깜짝실적을 발표했다. 올들어 주가도 400%가량 폭등했다. 원조벤처기업 아이리버도 최근 SK텔레콤에 인수되면서 날개를 달았다. 이는 사물인터넷과 앱세서리 시장이 확대된다는 측면에서 미래가치가 기대되는 합병사례로 꼽힌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조 IT기업들은 신세대 IT기업들에 비해 부담 없는 밸류에이션과 성과가 검증된 사업모델, 확실한 시장점유율, 양호한 주주가치 제고 정책 등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어떤 위기가 닥치더라도 믿을 수 있는 듬직한 측면이 투자자들에게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훈ㆍ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