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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우울증 표현 지수, 미국인과 비교해보니…“자살률 높은 이유 있었네”
뉴스종합| 2014-08-13 15:13
[헤럴드경제] 한국인의 우울증 표현 지수가 미국인보다 30% 가량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울 증세를 잘 표현하지 못 하고 속으로 삭이면서 신체적 증상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삼성서울병원 전홍진 교수팀(정신건강의학과)은 최근 하버드의대 정신건강의학과 모리죠 파버(Maurizio Fava) 교수팀과 함께 한국과 미국의 우울증 환자 5300여 명을 대상으로 우울증과 삶의 질 척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인은 우울증 척도가 전반적으로 낮았지만 자살시도와 같은 극단행동이 높아 환자 본인이 우울증을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한국에서는 삼성서울병원 등 14개 대학병원에서 1592명의 환자가, 미국에서는 하버드대학교 부속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등 14개 주요 대학병원과 41개의 클리닉을 방문한 환자 3744명이 연구 대상으로 선정됐다. 

전홍진 교수팀에 따르면, 우울증 척도의 총점이 우리나라 환자의 경우 14.58점으로 미국 환자의 19.95점에 비해 전반적으로 30% 가량 낮았다. 하지만 동시에 측정한 삶의 질 척도(Q-LES-Q-SF)에서 우울증 심각도는 한국이 39.15점으로 미국의 37.33점과 큰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들은 미국 환자들에게 비해 같은 정도의 우울증에서 우울증 심각도가 낮게 평가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우리나라 환자가 우울한 기분을 말이나 표정으로 표현하는 정도가 미국 환자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대신 우리나라 환자는 불면증, 식욕저하, 불안, 체중감소, 건강염려증 등의 신체적 증상을 더 많이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울증이 자살과 같이 최악의 상황에 이르는 경우는 한국이 많았다. 자살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중이거나 최근 시도를 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우리나라 환자는 6.9%로, 미국인(3.8%)의 2배 가까이 높았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10년째 자살률 1위란 불명예를 이어가고 있다.

전홍진 교수는 “감정이 억압이 되어 있고, 표현을 잘 안하기 때문에 자살징후가 나타날 정도가 돼야 알아차리고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며 “병원에 와서도 이러한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다 보니 치료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우울증 표현 지수 조사 결과에 누리꾼들은 “한국인 우울증 표현 지수, 우울증 과소평가 하는 경향 있는 듯”, “한국인 우울증 표현 지수, 우울증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간 큰 일 나는데”, “한국인 우울증 표현 지수, 자신의 감정 표현하는데 인색한 한국인”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임상정신약리학회(International Clinical Psychopharmacology) 최근호에 실렸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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