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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반올림, 협상 실마리…양측 논의 진전
뉴스종합| 2014-08-13 22:20
6차 대화에서 깊은 논의

피해자 가족 8명 중 5명

“먼저 보상 논의” 先제안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삼성전자와 삼성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간 대화가 여섯 번째 만남 만에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

양측은 13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6차 대화에서 그간 팽팽하게 맞서던 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 논의에 물꼬를 텄다.

협상에 참여하는 반올림 측 피해자와 가족 8명 가운데 5명이 “우리들에 대한 보상 논의를 우선 진행하자”며 “필요하면 실무 협의도 별도로 가질 수 있다”고 삼성전자에 제안한 게 계기가 됐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의견이 갈려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측 대표인 백수현 커뮤니케이션팀전무는 협상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가능하다면 나머지 가족 세 분도 함께 논의에 참여해 보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협상 참여자 8명에 대한 보상 논의를 한 뒤 보상 기준과 원칙을 정하자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에 맞서 반올림은 산재 신청자 전원을 보상해야 한다며 맞서 왔으나, 협상단 일부가 태도 변화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반올림 측 교섭단장인 황상기(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숨진 고(故) 황유미 씨 부친) 씨는 여전히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황씨는 우선 보상 논의를 하자고 제안한 피해자와 가족 5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황씨는 “삼성전자가 모든 의제에서 한발도 양보하지 않는다”며 “삼성에서 일하다 백혈병과 다른 희귀암 등 질병에 걸린 분들과 같이 끝까지 싸워 함께 보상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소속회사, 질병 종류, 재직 기간, 재직 중 담당 업무, 퇴직 시기, 발병 시기 등 6개 항을 기준으로 보상 원칙을 마련하자고 제시하기도 했다.

반올림은 그동안 밝히기를 꺼렸던 산업재해 신청자 33명 명단을 삼성전자에 전달했다. 명단에는 협력사 직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반올림이 제시한 재발방지 대책 가운데 사업장의 안전 보건 관리에 관한 종합 진단을 받자는 것에도 양측은 의견 접근을 이뤘다.

삼성전자는 종합 진단을 할 공정하고 독립적인 기관을 선정해달라고 반올림 측에 요청했다. 이에 덧붙여 반올림 측은 여전히 추가 재발 방지 대책으로 화학물질 취급 현황 공개, 상시 주기적인 사업장 안전 관리, 노동조합 설립·활동 방해금지 둥을 요구하고 있다.

양측 간 7차 대화는 3주 뒤인 다음달 3일 열릴 예정이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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