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라마단’이 무슬림 최대 쇼핑시즌?
뉴스종합| 2014-08-17 11:22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지난달 말 끝난 한달간의 ‘라마단’(이슬람교에서 행하는 한달의 금식기간) 동안 2억명의 인도네시아 무슬림은 무엇을 하며 지냈을까.

성스러운 라마단 기간에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빌딩에서는 밤이면 플래시 세례가 연거푸 터졌다. 무슬림을 위한 여성용 블라우스 인터넷 쇼핑몰의 상품 촬영이 쉴새없이 이어진 것이다. 라마단 기간 쇼핑몰은 불이 나고, 밤 문화는 호황을 누렸다. 성스러운 라마단이 어찌된 영문일까.


▶금식월은 곧 소비월=세계 최대 무슬림이 거주하는 인도네시아. 인구의 90%(2억명)가 무슬림이다. 인도네시아는 6월 말부터 7월 말까지 한달간 라마단을 보냈다.

금식기간이지만 낮에만 식사를 자제할 뿐 일몰 후에는 가족들이 한데 모여 성대한 저녁 식사인 ‘이프타르’를 즐긴다. 이프타르는 ‘금식을 깬다’는 뜻이다.

시장은 연일 북새통이고 인터넷 쇼핑몰은 라마단 고객을 잡기 위해 대대적 할인 공세를 편다. 인도네시아 노동법상 라마단 기간 1개월분 급여를 특별지급하는 규정도 소비를 끌어올리는데 한몫했다. 


▶라마단 맞이 새옷 장만 봇물=무엇보다 전자상거래는 구매력 있는 중산층을 중심으로 활황이다. 인도네시아는 라마단 기간 새옷을 장만하는 전통이 있어 의류 사이트가 특히 대목을 맞았다. 여기에 스마트폰 보급 확대는 10~20대를 중심으로 이용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올 2월 오픈한 인터넷 의류판매업체 ‘VIP 플라자’는 라마단 동안 의류 준비량을 늘렸다. 김태성 대표는 “인도네시아 국민의 인터넷 이용자는 30%로, 약 7000만명”이라며 “앞으로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외 인터넷 쇼핑몰도 인도네시아 시장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일본의 대표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은 2011년 현지에 ‘라쿠텐브란자온라인’를 오픈했다. 현재 약 600개 매장이 50만 여개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라마단 기간 활발한 소비를 노려 매년 세일도 실시하고 있다.

▶라마단 끝나면 해외여행?=뿐만 아니다. 라마단 이후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해마다 늘고 있다. 단적인 예로 7박9일짜리 일본여행상품(200만원 상당) 예약자 수는 지난해보다 3배 늘었다. 해외 여행사들이 인도네시아 중산층과 부유층 대상 투어상품을 개발에 나서는 이유다.

각국 정부는 인도네시아 무슬림 관광객 유치에 팔을 걷어부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8월 초 교토 관광지에 히잡을 쓴 인도네시아 여성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면서 일본 정부는 6월 인도네시아를 위한 단기 비자 면제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cheon@herladcorp.com


☞라마단(Ramadan)=아랍어(語)로 ‘더운 달’을 뜻한다.

최고 종교지도자가 초승달을 육안으로 관찰한 후 라마단의 시작날짜를 공포한다. 때문에 같은 이슬람국가라도 교리에 따라 하루 정도 차이가 나기도 한다. 올해는 6월 28일부터 7월27일까지였다.

천사 가브리엘(Gabriel)이 무함마드에게 ‘코란’을 가르친 신성한 달로 여겨, 이슬람교도는 라마단 기간 일출에서 일몰까지 의무적으로 금식하고, 날마다 5번의 기도를 드린다.

이 기간에는 해가 떠 있는 동안 음식 뿐만 아니라 담배, 물, 성관계도 금지된다.

라마단 기간 중에도 일몰 후에는 단식을 마치고 저녁 식사인 ‘이프타르’를 즐긴다. 이프타르는 ‘금식을 깬다’는 뜻이다.

이슬람력 9번째 달인 라마단은 종교적 가르침을 되새기는 기간으로, 이슬람권 간 전투나 무력 충돌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이 관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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