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낡은 천사도시의 ‘LA’…수도관ㆍ도로 공사에만 15조
뉴스종합| 2014-08-17 11:23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로스앤젤레스(LA)가 노후화된 도시 인프라를 개보수하는 데 15조원에 달하는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 당국은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LA 곳곳에 휘어진 보도와 움푹 팬 도로, 약간의 빗물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배수관 등 개보수할 곳이 많지만 수년째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LA는 수도와 교통 등 주요 인프라 시설이 설치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노후화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개보수 비용도 덩달아 뛰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군데군데 패어 있는 도로를 보수하고 있는 작업장의 모습. [자료=로스앤젤레스타임스]

전문가들은 LA의 낡은 수도관을 안전 기준에 적합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만 40억달러(약 4조1200억원)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LA의 연간 운영예산의 절반을 넘어가는 금액이다.

보도를 재포장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도 40억달러 수준일 것으로 추정되며, 일부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데도 6억4000만달러(약 6585억6000만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아가 전체 인프라 시설을 개보수하기 위해선 최고 150억달러(약 15조4545억원)가 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막대한 비용 때문에 시 당국은 대대적 인프라 개보수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당장 보수ㆍ교체가 필요한 시설에 대해서만 사업을 집행해 급한 불을 끄는 실정이다.

LA 수도ㆍ전력부에 따르면 240마일(약 386㎞)에 이르는 도시 수도관이 만들어진 지 100년이 넘었을 정도로 낡은 상태지만, 매년 교체가 이뤄지는 수도관은 18마일(약 29㎞)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개보수를 위해 세금을 올릴 경우 유권자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시 당국도 증세 카드를 빼들지 못하고 있다.

최근 LA 시 조세위원회는 도로 보수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판매세를 올리려고 했으나, 주민 반발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이 같은 방안을 철회했다.

또 에릭 가세티 LA 시장도 수도요금을 조기에 인상한다는 계획을 폐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LA 시의원인 미첼 잉글랜더는 “10년 마다 개보수 비용이 2배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우리가 조치를 빨리 취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도 이 같은 문제를 물려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헀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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