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
이라크 ‘대연정’ 추진…모술댐 탈환 ‘게임체인저’
뉴스종합| 2014-08-18 11:00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미군의 공습 지원에 힘입어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 군 조직인 ‘페쉬메르가’가 17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IS)가 점령한 이라크 최대 댐 모술댐을 탈환한데 이어,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전 총리가 물러나고 하이데르 알아바디 국회부의장이 신임 총리로 지명되면서 이라크 내전이 새로운 양상을 맞고 있다.

무엇보다 친 시아파 정부를 구성했던 말리키 전 총리가 자리를 내어주며, 이라크 내 정파와 종파 갈등 해소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마련됐다. 특히 새 정부 구성에 수니파도 참여를 고려하면서 신정부가 IS의 공격을 정치적으로 무마시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라크 수니파, ‘신정부 지지’=이라크 수니파 부족장 및 성직자들은 “최근 IS의 공격으로 국가가 분열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신정부가 종파적 유혈사태를 종결시킬 수 있도록 지지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수니파 유력 지도자 가운데 하나인 알리 하템 술레이만은 지난 2006~2009년 알카에다의 폭동 당시 시아파 정부군에 합류한 것처럼 이번 사태에서도 조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라크 수니파는 협력에 앞서 조건을 내걸었다. 수니파 타하 모함메드 알 함둔 대변인은 안바르주 등 여러 지역 수니파 대표들이 공습을 중단할 것과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둔 대변인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폭탄을 투하하는 무차별적인 폭격이 이뤄진다면 협상은 불가능하다”며 “이 지역에 대한 폭격을 멈추고 시아파 무장단체를 철수해 수를 줄이자”고 강조했다.

▶알아바디, 통합 이뤄낼까=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알아바디 총리 지명자에 대한 호의적인 여론이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말리키 전 총리는 언급조차 하지 않은채 알아바디의 총리 지명을 축하했으며 같은 시아파 우방이었던 이란마저도 등을 돌렸다. 심지어 시아파 최고 성직자인 알리 알 시스타니도 말리키 총리의 퇴진을 촉구하며 여론이 알아바디쪽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동안 말리키 정부는 정부구성에 있어 수니파를 배제하며 시아파 위주로 정책을 펴나가 많은 비난을 받았다.

콜린 칼 전 미 국방부 중동정책 최고 관료는 단순히 알아바디가 말리키가 아닌 것만으로도 수니파와 쿠르드족의 호의를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말리키)가 신정부 구성에 한 걸음 물러섰고 신정부는 현재 존재한 정부보다 더 나은 정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수니파는 내무부나 국방부 등의 핵심부서에 수니파 사람을 쓰게 될 지 등 그의 향후 행동을 주의깊게 관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가 요직을 나눈다는 것은 진정으로 권력을 분산시키겠다는 의도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니파는 경찰, 군을 통제할 수 있는 내무부와 국방부 장관직을 요구해왔다.

▶반군 기세 꺾이나=미군의 반군 공습에 힘입어 이라크 내전 양상도 급반전되고 있다. AFP 통신은 페쉬메르가가 이날 IS에 빼앗긴 모술댐을 탈환하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쿠르드군은 이 과정에서 무인기와 전폭기 등 미군의 공중 지원을 받았다.전략적 요충지인 모술댐의 탈환은 지난 6월부터 세력을 급속도로 확장한 IS를 상대로 해 거둔 최대 전과로 평가된다. IS는 이달 초 모술댐을 점령했다.

쿠르드족은 정부군의 도움 없이 모술댐을 탈환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이 지역을 기존 3개 자치주에 편입하는 데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미국 국방부는 미군 중부사령부가 전날 전투기와 무인기를 동원, 모술댐 주변 등지에서 IS의 근거지를 9차례 공습한 데 이어 이날도 14차례나 공습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습에는 폭격기와 전투기, 무인기 등이 총동원된 것은 물론 지상기지에서발진한 폭격기까지 처음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이를 통해 전날 IS 대원 10여명을 사살한 데 이어 이날도 10대의 무장 차량과 7대의 험비차량, 2대의 병력 수송 장갑차, 그리고 1곳의 검문소를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AFP 또한 바그다드 서쪽 안바르 주에서 수니파 부족 민병대의 도움을 받은 이라크군이 IS 반군과 교전을 벌여 주도 라마디 서쪽 일부를 탈환했다고 전했다.

양측의 교전은 하디타댐이 있는 유프라테스 계곡에서도 벌어졌다고 현지 경찰은 덧붙였다.

안바르 주는 2006∼2007년 종파 내전 당시 알카에다 세력에 맞서 내전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준 ‘친 정부·반 알카에다’ 성향의 수니파 민병대 사흐와가 탄생한 곳이다.

ygmoon@heraldcorp.com


[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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