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한국폴리텍대학의 ‘학위전공심화과정’이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전문대를 졸업한 뒤 산업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취업자들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만, 급변하는 기술 발전에 따라 직무능력을 높이기 위한 재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폴리텍대학의 학위전공심화과정이 관심을 받고 있는 것.
2012년 3개 캠퍼스 6개 학과에 입학한 104명의 전문대졸 재직자들. 이들은 2년간 현장 밀착형 기술 심화 교육을 받은 뒤 지난 13일 인천 및 창원캠퍼스에서, 21일에는 서울정수캠퍼스에서 각각 졸업식을 가졌다.
한국폴리텍대학 학위전공심화과정을 졸업한 이들의 현재 근로현황을 보면 이 과정이 관심을 끄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학위전공심화과정에 입학할 당시에도 모든 학생들이 재직상태에 있었는데, 이중 15%는 2년 과정을 마친 뒤 자신의 능력에 맞춰 근사한 새로운 일자리로 이동했다. 졸업생 중 2명은 전국에 3명밖에 합격자가 없었던 2013년 메카트로닉스기사에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고기술자로 인정받는 기능장 자격을 취득한 학생도 11명이나 됐다. 산업현장 교수로 위촉된 학생도 있고, 현장 기술문제 해결을 통해 40억 상당의 비용을 절감한 학생도 있다. 폴리텍대학 교육을 통해 능력을 인정받아 비정규직 신분을 벗고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도 있다.
폴리텍대학 학위전공 심화과정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엇보다 현장성을 중심에 둔 차별화 전략이 숨어있다.
우선 산업체 근무경력이 필수다.
모집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대부분의 일반대학이 산업체경력을 요구하지 않지만, 폴리텍대학은 다르다. 1년 이상의 조건이지만, 실제 입학생은 다년간 경력자가 대부분이다. 이번 학위수여자(2012년 입학)만 하더라도 4년 이상의 현장 경력자가 전체의 44%, 이 중 7년 이상의 경력자도 20%에 이른다.
교육 커리큘럼도 다르다. 일반 대학과 달리 졸업 논문은 필요 없다. 다만 현장 문제를 직접다룬 엄격한 프로젝트 과제 통과가 필수다.
교수진도 현장성 위주로 구성돼 있다. 평균 12년 이상의 산업체 근무경력은 물론, 교수 대다수가 기술사 및 기능장 등의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교육은 60% 이상이 실습이며, 이론은 핵심위주로 압축돼 있다. 또 현장 사례를 주제로 한 토론형태로 진행된다.
이외에도 산업현장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동종분야 및 이종학과 간 교차수업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지식은 물론 창의성을 더해준다.
졸업은 쉽지 않다. 엄격한 출석과 성적관리를 통과해야 한다. 절대평가임에도 불구하고, 입학생의 30%가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다.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폴리텍이 운영하는 학위전공 심화과정은 현장기술 문제 해결형으로 특화된 공학사 양성시스템”이라며, “일, 학습 병행을 통해 전문대졸 재직근로자들에게는 고용의 가치를 높여주는 경력사다리를 제공하고, 산업체에는 기술문제 해결을 통한 생산성 제고 창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텍대학은 앞으로 산업체와 근로자의 목소리를 더욱 충실히 담아 현장형 심화기술자 배출이라는 새로운 롤모델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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