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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이스라엘 ICC 제소 지지 선회…PA, 실제 제소 여부는 미지수
뉴스종합| 2014-08-23 17:58
[헤럴드경제]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AP통신은 하마스측 고위 인사를 인용, 카타르에 망명 중인 지도자 칼레드 마샤알과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이 21∼22일 회의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하마스 고위 인사로 마샤알과 압바스 간 카타르 회의에 참석한 무사 아부 마루즈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하마스가 압바스의 요청을 지지한다는 서류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압바스 수반은 지난 수 개월간 ICC에 가입해 이스라엘을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압바스는 모든 팔레스타인 분파로부터 문서화한 지지를 받지 않는 한 ICC 제소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고, 지난달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모든 분파의 지지를 확보했다.

다만 PLO의 회원이 아닌 하마스는 자신들이 감행했던 2000년 이후 이스라엘을 겨냥한 무차별 로켓포 공격도 ICC의 전쟁범죄 조사와 기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PA의 이스라엘 제소 움직임에 유보적인 입장이었다.

하마스의 이자트 리쉬크는 “로켓포 공격은 점령 상태에서 이어지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기 위한 것으로 이번은 물론 과거 전쟁도 이스라엘이 먼저 시작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전쟁범죄 조사 대상이 되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입장 선회로 PA가 이스라엘을 ICC에 기소하는 데 마지막 걸림돌은 사라졌지만 압바스 수반이 실제 ICC 가입과 제소를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현재의 이스라엘과 PA 간 ‘긴장’ 관계를 ‘적대’ 관계로 전환하고 PA와 미국 사이에 조성된 유대도 해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하마스의 이번 결정에 대해 압바스 수반이나 이스라엘 측에서는 아직 아무런 언급이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AP 통신은 덧붙였다.

PA는 2012년 11월 유엔 총회 표결에 따라 ‘비회원 옵서버 국가’로 지위가 격상돼 ICC가입 요건을 갖췄으나 이스라엘의 우방 미국이 팔레스타인 지원을 끊겠다고 압박한다는 이유를 들어 가입을 미뤄왔다.

한편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은 이날도 이어졌다.

이날 새벽 가자 중부의 한 주택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아 여성 2명과 어린이2명, 남성 1명 등 일가족 5명이 숨졌다고 현지 의료진들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가자 지구 곳곳에 20차례의 공습을 감행했고, 가자지구로부터 로켓포 또는 박격포 3발이 이스라엘 남부를 타격했다고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교전이 시작된 이래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모두 2천97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70%가 민간인이다.

같은 기간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전날 희생된 4세 어린이를 비롯한 민간인 4명과 군인 64명 등 모두 68명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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