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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과 함께하는 ‘주거환경관리사업’ 참여율은 고작 14%
뉴스종합| 2014-08-25 11:40
지속적으로 참여한 주민 2.8%…일부 “서울시 뜻대로 사업추진”


서울시가 지역 주민과 함께 추진하는 ‘주거환경관리사업’이 저조한 참여율로 외면받고 있다. 주민들의 생활패턴은 고려하지 않은 채 참여를 독려하면서 결국 서울시의 뜻대로 사업이 추진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6월 주거환경관리사업 지정지역 6곳의 주민 600명을 대상으로 1대 1 개별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응답은 13.6%에 불과했다. 이중 지속적으로 참여한 비율은 2.8%에 그쳤다. 극소수의 주민만 주거환경관리사업에 관여했다는 얘기다.

반면 86.3%는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고 응답해 주거환경관리사업에 지역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는데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다.

주거환경관리사업은 기존 재개발ㆍ재건축처럼 전면 철거하지 않고 새로운 주거형태를 만드는 방식으로, 지역 주민의 참여 여부가 관건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주민 참여도를 보면 주거환경관리사업의 취지가 무색해진다.

이번 조사는 주거환경관리사업이 진행된 연남동, 북가좌동, 길음동, 흑석동, 시흥동, 장수마을(삼선동)에서 실시됐다. 지역별로 보면 장수마을의 주민 참여율이 26.0%로 그나마 가장 높았고, 길음동이 6.0%로 가장 낮았다.

주민들이 참여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직장, 학교, 사업 등 개인사정으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45.9%)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주민의 참여를 강조하면서도 실제 사업을 추진할 때는 주민들의 생활패턴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아울러 ‘사업이 추진되는지 몰랐다’는 응답도 21.0%로 집계돼 사업 홍보에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참여도와 달리 주거환경관리사업에 대한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6개 지역 주민의 62.8%(평균)가 이 사업을 알고 있었고, 특히 장수마을의 경우 인지도가 95.0%로 가장 높았다. 반면 길음동은 인지도가 45.0%로 가장 낮았다.

주민들은 ‘주변사람의 소개’(55.4%ㆍ복수응답)로 이 사업을 알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하는 구청이나 동 주민센터의 역할은 11.4%에 불과했다. ‘주민설명회와 주민회의를 통해 알았다’고 응답한 비율도 각각 21.0%, 14.1%로 저조했다. 서울시와 해당 자치구의 적극적인 사업 홍보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주거환경관리사업의 일환인 ‘주택개량융자지원’ 제도도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는 노후ㆍ불량 주택을 정비할 때 지방자치단체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실제로 주택을 개량한 주민(5.7%)이 드문데다 주택을 개량했더라도 이 제도를 이용한 비율도 20.5%에 그쳤다. 주민들은 주택개량융자지원 제도의 실효성을 인정(62.8%)하면서도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56.3%)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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