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의류
[그린리빙-쇼핑] 옥수수로 만든 집, 양말…옥수수 전성시대
뉴스종합| 2014-08-27 07:42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노란 옥수수를 이제 입고 쓰는 시대가 왔다.

대표적인 구황 작물이었던 옥수수가 친환경 바람을 타고 석유화학 물질을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과거애는 제조 원가가 높아 두루 쓰이지 못했으나, 최근 기술 발달로 국내외 기업들이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하면서 가격이 크게 낮아졌다. 여전히 일반 플라스틱보다는 비싸지만 가족의 건강, 나아가 지구의 존속을 위해 기꺼이 ‘옥수수 소재’를 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옥수수로 만든 집= 대표적인 옥수수 소재로는 옥수수, 감자, 사탕수수 등의 전분을 발효시켜 만드는 PLA(Poly Lactic Acid)가 있다. 옥수수 전분에서 분리한 포도당을 젖산화해 생긴 친환경 소재다. 사용 후 버리면 흙속 미생물 작용에 의해 탄산가스와 물로 분해되는 자연순환 고리를 형성하게 된다.


LG하우시스는 PLA 수지로 바닥재와 벽지를 만든다. 건자재 회사 중 옥수수 소재를 활용한 곳은 전 세계적으로도 LG하우시스가 유일하다. 환경 호르몬을 배출할 수 있는 석유수지 PVC 대신 옥수수로 만든 순식물성수지를 사용해 아토피 질환을 앓는 아이들과 부모들, 어린이집 교사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

사회적기업 에코준컴퍼니는 PVC 대신 옥수수 전분을 활용한 응원 막대를 만들었다. 야구 응원이 끝나고 응원 막대가 수북히 쌓여도 100% 자연분해된다.

화섬회사 휴비스는 옥수수로 만든 실을 내놨다. 보통 아기 팔뚝만한 옥수수 4개에서 티셔츠 한장을 만들 수 있는 실을 뽑아낼 수 있다. 휴비스 관계자는 “땅에 실을 묻으면 6개월~1년 뒤에는 100% 썩어 없어진다. 화석연료 사용량도 폴리에스터나 나이론에 비해 30% 정도에 불화하다”고 전했다. 나일론 1㎏을 생산할 때 6.8㎏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이 소재는 0.081㎏의 이산화탄소를 오히려 줄이는 효과를 낸다. 쓰면 쓸수록 오히려 지구를 살리는 셈이다. 


유아용품 시장에서 옥수수는 이미 대세다. 아토피와 알레르기 질환을 가진 아이들을 위해 옥수수로 만든 양말과 옷은 물론 각종 식기와 장난감 등이 속속 등장했다.

강원도 춘천시에 소재한 ㈜더뉴히어로즈는 지역 특산물인 옥수수를 앞세운 ‘옥수수 양말’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 일반 석유 속에는 보통 1000만~3500만 마리의 세균이 살고 있는데, 옥수수 섬유 속 세균수는 20만 마리가 안될 정도로 미미하다. 피부가 예민한 아이들, 특히 피부질환을 가진 아이의 발에 자극을 덜 주게 된다. 이 기업은 판매 수익금으로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 옥수수종자를 기부한다.

㈜에듀케이션아이코퍼레이션이 만드는 ‘마더스콘’ 유아용 식기들은 이미 ‘국민 식판’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뜨거운 음식을 담거나, 아이가 입으로 물거나 빨아도 환경호르몬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는다. 


▶환경ㆍ건강 위해서라면 비싸도 OK= 옥수수 소재들은 친환경 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많은 미국, 유럽 등지에서 주로 생산된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미국 네이처웍스, 듀폰 등이 양산한 소재들을 수입해 섬유, 옷, 양말, 식기, 장난감 등으로 가공해 판매한다.

그중 네이처웍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옥수수 소재 생산 회사다. 세계적인 곡물회사인 카길의 자회사로, 세계 전역에 14만톤의 바이오플라스틱을 공급하고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옥수수 소재 플라스틱은 대부분 이 회사 제품이거나, 이곳에서 만든 원료로 생산된다.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20~40% 비싼데도 옥수수로 만든 제품군은 날로 늘어가고 있다. 


미국 화학회사 듀폰도 1990년대 중반 옥수수에서 실을 뽑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석유 대신 옥수수에서 폴리에스터 원료를 얻어내 섬유를 만들어낸 것이다. 식물소재로 만들어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을 등에 업고 의복, 카페트 등 다양한 제품에 쓰인다.

소재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 ‘옥수수 시장’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평가한다. 이미 미국과 일본, 유럽 등지에서 기존 석유화학 기반 플라스틱에 대한 법적 규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그 반대 급부로 옥수수 소재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바이오플라스틱 산업은 2012년 기준 전체 플라스틱 시장에서 10~15%를 차지하는데, 2020년에는 최소 40%까지 기존 플라스틱 시장을 대체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회용 봉투 사용을 제한하거나 합성수지 재질로 된 포장재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정부 주도로 일고 있다. 건강과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전체 소비자 70% 이상이 친환경 제품을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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