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美 실리콘밸리는 흑백ㆍ빈부 격차의 계곡
뉴스종합| 2014-08-27 11:10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미국 IT의 요람 실리콘밸리가 ‘퍼거슨 사태’ 이후 빈부격차로 인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애플, 페이스북, 구글,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 굴지 기업의 본사가 있는 이 지역에선 ‘엔지니어는 백인’, ‘청소부는 흑인 또는 히스패닉’이 거의 등식처럼 자리잡았다.

USA투데이는 25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가 흑인과 히스패닉 하층민을 양산하고 있다”며 “세계 부자 기업 안에는 저임금을 받고 복지혜택에서 소외된 이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워킹파트너십USA(WPUSA)가 이 날 낸 ‘테크 기업의 다양성 문제’ 보고서를 보면 직종별로 인종 격차는 뚜렷하다. 전문직에서 히스패닉과 흑인 비율은 채 5%를 넘지 못한 반면 경비원, 수위, 건물 관리유지보수원 등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 =USA투데이]

예컨대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구글의 인종 구성은 백인 59%, 아시아인34%, 히스패닉 2%, 흑인 1% 등으로 백인이 절반 이상을, 흑인은 불과 1%를 차지하고 있다.

페이스북 또한 백인 53%, 아시아인 41%, 히스패닉 3%, 흑인 1% 등으로, 구글과 비슷한 상황이다. 트위터 직원 중 백인과 흑인 비율은 각각 58%와 1%로 벌어진다. 야후와 이베이, 링크드인에선 아시아인이 각각 58%, 54%, 60%로 가장 많았는데, 이들 기업에서도 흑인과 히스패닉 비율은 1~3%에 불과했다.

이와 달리 경비원은 아시아인(31%), 히스패닉(28%), 백인(26%), 흑인(13%) 순으로 많았다.

건물 유지보수 분야 종사자는 히스패닉과 라틴계(74%)가 대다수를 차지했고, 백인(15%), 아시아(8%), 흑인(1%) 순이었다. 수위직 역시 히스패닉과 라틴계(69%)가 대부분이었고, 백인(15%), 아시아(12%), 흑인(3%) 순으로 나타났다.

USA투데이는 “대부분 사람들이 실리콘밸리를 기회의 땅으로 생각한다. 기업들은 억만장자 수십명, 백만장자 수천명을 찍어냈다”면서 “이들 기업의 모든 직업이 똑같지 않다는 건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14년 1분기 산타클라라의 직종별 시간 당평균 임금. [그래프 =WPUSA]

테크 일자리 1명이 창출될 때, 이들을 대신해 사무실 바닥을 대걸레로 닦거나 휴지통을 비우며, 요리를 하고, 사무동 경비를 서고, 고급셔틀 차량을 운전하는 등의 서비스 직 4명을 필요로 했다. 

실리콘밸리는 고급 두뇌직과, 이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서비스 계약직 등 2부류로 뚜렷이 나뉜다.

이들이 서로 다른 세계에 속해 있음을 이들이 받는 임금이 명백히 보여준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의 임금은 시간 당 평균 63.62달러, 61.87달러였다.

반면 조경관리자(13.82달러), 수위(11.39달러), 경비원(14.17달러)의 시간 당 평균 임금은 엔지니어의 6분의 1이다

실리콘밸리는 생활물가는 이런 수준의 임금으로는 초과 근무를 해도 감당하기 어려워 빈곤의 악순환은 계속된다. 

예컨대 인텔과 MS 본사가 있는 산타클라라의 아파트 임차료는 한달 평균 2321달러다. 4인 가족이시간 당 19.36달러 수입으로 사는 기초생활수준 미만 가구가 30%다. 

특히 흑인 가계의 36%, 라틴 가계의 59%가 기초생활 수준 미만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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