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
美공습 앞둔 이슬람국가(IS) 또 ‘학살장면’ 공개 왜?
뉴스종합| 2014-08-28 10:50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27일(현지시간) 집단 처형사진을 또 다시 공개했다. 시리아 정부군의 ‘최후보루’인 타브카 공군기지를 장악한 후 잔혹한 공개 처형을 단행한 사진이다. 이 사진에는 복면을 쓴 IS 대원들이 땅바닥에 무릎을 꿇은 남성 7명의 뒤통수를 총부리로 겨냥한 장면이 담겨 있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임박한 가운데, 서방에 대한 강한 항전의지를 표현하는 동시에 점령지 주민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해 이 사진을 공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IS 학살만행 만연=유엔 시리아 인권조사위원회(COI)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IS가 공개처형과 잔혹행위로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IS의 만행은 갈수록 잔혹해지고 있다. IS가 점령한 시리아 북부 알레포 등지에서는 합동 예배가 있는 매주 금요일마다 광장에서 참수형과 총살, 손발절단, 채찍질 등이 자행된다.

IS 참수형에는 성인 뿐만 아니라 다른 무장단체에 속했던 15~17세의 어린 청소년들도 포함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두 명의 여성이 돌팔매질을 맞고 숨지기도 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공개 처형에 민간인이 반드시 참석하도록 독려하고, 처형된 시신을 사흘 동안 그대로 두면서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흡연을 하거나 술을 갖고 있는 경우, 기도 시간에 장사하거나 라마단 기간에 단식하지 않은 경우도 모두 공개적으로 채찍질을 당한다.

도둑질을 한 사람이 손목을 잘리고, 머리카락과 얼굴을 제대로 가리지 않은 여성들이 막대기로 두들겨 맞는 경우도 많다.

IS는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자신들의 종교 율법에 따른 처형이라고 정당화하고 있다.

유엔은 “민간인과 다른 무장단체 소속 포로들을 대상으로 한 이런 처형 행위가 IS의 점령지역이 넓어지면서 확대되고 있다”면서 “IS는 무자비한 살인을 통해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규정했다.

파울로 핀헤이로 시리아 COI 위원장은 “IS 대원들은 알레포와 알라카 지역에서 고문, 살해, 추방 등의 반인도적 범죄와 전쟁 범죄를 자행하고 있다”면서 “IS는 이 지역의 소수민족과 민간인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참수위협 美기자 어머니의 애원=IS로부터 참수 위협을 받고 있는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31)의 어머니는 절절한 모정을 담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아들의 석방을 호소했다.

소트로프의 어머니인 셜리 소트로프는 이날 뉴욕타임스와 유튜브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IS 최고 지도자를 자처하는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칼리프(최고지도자)로 경칭하면서 “IS의 칼리프인 당신은 우리 아들을 석방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자비를 베풀어 아들을 석방해달라”고 요청했다.

알바그다디는 이슬람권 내에서도 권위를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스트로프의 어머니가 전략적으로 ‘최고 지도자’로 부른 것으로 풀이됐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어머니 소트로프는 아들이 납치된 뒤 이슬람교를 공부해왔다면서 코란을 직접 인용하며 알바그다디에게 “예언자 무하마드의 선례를 따라 자비를 베풀라”고 거듭 촉구했다.

특히 이슬람교에서는 다른 사람의 죄를 대신해 책임질 수 없다는 교리가 있지 않느냐며 “아들은 기자에 불과한 만큼 미국 정부의 죄를 책임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 급진주의 테러 전문가는 “알바그다디는 자신이 장악한 지역 외에서는 전혀 권위를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며 “이번 호소는 소트로프 기자에 대한 동정 여론을 환기시켜 알바그다디에게 압박을 가하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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