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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 연예톡톡] ‘진짜사나이’훈련을 너무 잘 받아 분량이 부족한 박승희와 천정명의 가치
엔터테인먼트| 2014-09-02 10:56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MBC ‘진짜 사나이’는 훈련을 너무 잘 받는 후보생이나, 너무 못받는 후보생 모두 주목받지 못한다. 훈련을 너무 잘 소화해내면 재미가 별로 없다고 하고, 너무 못받으면 “거기에 왜 갔냐”는 시선을 보낸다.

이 중간치가 시청자에게 현실감을 주기가 좋다. 적당한 체력과 노력은 조직생활하는 일반인에게 공감을 유발하기 좋다는 얘기다.

가령, 체력은 괜찮은데, 화생방에서 방독면 착용이 잘못돼 유독 힘들어하던 혜리나, 체력이 떨어지는 데도 화생방훈련늘 정신력 하나로 끝까지 버텨내는 김소연은 주목받기 좋다. 


게다가 혜리는 앙탈 한 방으로 9회말 역전만루 홈런에 비견되는 상황을 맞이하며 프로그램까지 호감으로 바꿔놨다. 혜리는 빡빡하게 짜여진 엄격한 군대의 규율과 체계를 한 순간에 뚫어버렸다. 나이가 많아 힘들 것으로 여겨진 라미란이 ‘대대장 포스‘로 훈련을 잘 받는 것도 약간의 반전으로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다. 언어의 불리함을 안고서도 선전하고 있는 지나도 안타깝게 바라볼 수 있다.

반면 박승희는 너무 훈련을 잘 받아 잘 안보이는 케이스다. 박승희는 제식훈련도 잘 소화했고, 화생방 훈련에서도 강한 정신력으로 버텨냈다. 너무 잘 하다 보니 편집되는 부분이 많다. 쇼트트랙 국가대표인 박승희가 잘 하면 사람들은 “잘 할 줄 알았다”고 생각한다. 


남자팀에도 박승희 같은 장병이 있다. 논산훈련소 조교 출신인 천정명이다. 천정명은 화산유격장을 비롯한 각종 훈련을 잘 소화해낸다. 케이윌과 달리 얼굴을 보면 격한 훈련을 하는 사람같지가 않고 군대에서 고생하는 흔적이 별로 없다. 리액션도 별로 크지 않다.

하지만 박승희나 천정명 같은 훈련을 잘 소화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구명병사‘나 ‘반전병사’들이 빛이 난다. 박승희나 천정명은 둘 다 기사도 별로 없지만, 동료가 주목받을 수 있게 묵묵히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직장에서도 일을 열심히, 그리고 잘 하는 사람인데도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훈련을 너무 잘 받아 방송 분량이 떨어지는 박승희와 천정명의 가치도 인정해주어야 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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