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
휴전 1주일, 가자는 아직도 전쟁중…‘증오범죄’ 급증
뉴스종합| 2014-09-03 10:59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교전이 중단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가자지구에서는 ‘인종 증오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동예루살렘에서는 팔레스타인이나 아랍인에 대한 적대감이 확산하면서 유대인에 의한 폭행과 방화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3일 “가자 정전 일주일이 지났지만 사회에 남은 적대감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며 현지 상황을 전했다.

직장인 아미르 슈에이크(20)은 지난 7월 퇴근길 유대인 젊은이들이 휘두른 방망이에 머리를 맞고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이스라엘 젊은이들은 “아랍인은 죽어라”라며 슈에이크를 20분간 구타했다.

유대인 젊은이들이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맞고 의식불명 상태인 아미르 슈에이크. [출처=아사히신문]

버스 운전자 칼리드 자말 오베이데(33)는 버스 정류장에서 문을 열었다가 유대인 남성 2명이 “지옥에나 가라”고 외치며 돌을 던져 오른쪽 어깨에 부상을 입었다. 그는 “비슷한 사건이 매일 일어나지만, 해고가 두려워 아무도 보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택시 승차거부는 다반사다. 마흐디 아브혼모스(56)는 주로 유대인 밀집지역에서 운행하지만 “‘아랍인이냐’고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면 승차를 거부하고 갑자기 돌을 던져 차체를 훼손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밖에 가자 공습 중에도 팔레스타인이 경영하는 삼점에 불을 지르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했고, 극우파들은 시위에서 “아랍인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노골적으로 외치기도 했다.

극우정당을 이끄는 아비그도르 리버만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가자지구 공격에 항의하는 아랍계 주민들이 파업 불사 태세를 보이자 “파업에 가담하는 상점이나 기업의 물건을 사지 말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이 됐다. 이스라엘의 인권운동가 알리 레메즈는 “정치인의 이같은 발언이 팔레스타인을 ‘적’이라고 인식하는데 보증수표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형법에서는 인종차별이나 종교 혹은 민족에 대한 적대감에서 비롯한 범죄에는 일반범죄보다 무거운 형벌을 적용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은 보복이 두려워 고소ㆍ고발을 하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달 말 장기휴전에 합의했지만, 이스라엘 국민 54%는 ‘정전 합의’에 반대했다. 일각에선는 “하마스를 괴멸시킬때까지 공격해야 한다”며 전쟁을 부추기는 여론도 비등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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