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
11월 기다리는 푸틴…그림자 전쟁 계속된다
뉴스종합| 2014-09-04 11:30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의 휴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지만, 이 지역이 자치권을 획득하기까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그림자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의 이번 합의가 과연 러시아ㆍ서방 간 ‘신(新)냉전’의 ‘데탕트’(긴장완화)로 가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 전현직 고위 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 친(親)러 반군 편에 서서 군사개입을 지속해오고 있는 푸틴 대통령의 노림수는 동부 지역을 사실상의 준독립 상태로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 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등 국가적 결정을 내릴 때 ‘비토’(거부권)를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폭넓은 자치권을 손에 넣기까지 이 같은 그림자전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비호 아래 있는 동부 반군 세력이 결사항전 태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양국 간 협상에서 이들의 입장이 강하게 반영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린다. 프란츠 클린체비치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회 부의장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반군 지도자들은 협상에 참여할 준비가 됐고 물러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이제 평화협정에는 우크라이나를 사실상 분할하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주 푸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는 익명을 요구한 한 관료는 10월로 예정된 조기총선을 상기시키며 “푸틴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11월까지 기다릴 의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의 난방기가 돌아오는 11월이면 천연가스 공급 차단이라는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때문에 그가 이날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동부 지역 휴전과 평화 정착 촉진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것은 시간을 벌기 위한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스크바 카네기센터의 드미트리 트레닌 소장은 “휴전은 러시아엔 중요한 승리”라면서 “휴전이 계속되면 러시아는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푸틴의 최종 목표는 우크나이나를 러시아와 서방 간 ‘완충국가’로 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 총리는 이에 대해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제사회를 기만하고 유럽연합(EU)의 새로운 대러 제재 결정을 피하려는 시도”라면서 “윈도드레싱(겉치레)에 불과하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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