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세번째 美에볼라 환자…남은 ‘지맵’이 없다
뉴스종합| 2014-09-04 10:51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세번째 미국인 에볼라 환자인 릭 새크라(51) 의사가 에볼라 바이러스 직접 접촉 없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경로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에볼라 치료제로 알려진 ‘지맵(ZMapp)’의 여분이 없어 투약이 불가능한 상태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새크라는 라이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에 위치한 엘와(ELWA) 병원에서 의료 봉사활동 중에 에볼라에 감염됐다.

그는 미국인 에볼라 환자였던 낸시 라이트볼과 켄트 브랜틀리가 에볼라에 감염된 것을 알고 난 뒤 자원해서 아프리카로 간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에볼라에서 완쾌된 라이트볼은 새크라의 발병 소식에 “그는 내 가족의 일부”라며 “에볼라증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새크라에게서 에볼라 증상이 처음 나타난 것은 지난달 29일이다. 출혈열 증세를 보인 새크라는 31일 에볼라 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기독교 선교단체 ‘SIM 국제선교회’가 3일(현지시간) 세번째 에볼라 환자가 릭 새크라(51) 의사라고 발표하고 있다. [출처=NBC방송]

새크라는 자신에게 증세가 나타나자 스스로 격리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병원의 에볼라 전용 시설에 격리돼 있고 상태는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새크라가 에볼라 환자와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는 이번 라이베리아 방문에서 에볼라 환자를 직접 치료하지 않고 몬도비아 병원에서 출산환자를 돌보는 산부인과 치료를 해왔다.

기독교 선교단체 ‘SIM 국제선교회’의 브루스 존슨 회장은 “새크라가 에볼라 감염을 막기 위해 모든 절차와 예방수칙을 빠짐없이 이행했지만 에볼라에 걸렸다”며 “감염경로가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의 치료와 관련해서는 “미국 이송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크라가 에볼라 치료제로 알려진 ‘지맵(ZMapp)’을 투여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맵 시약은 지난달 라이트볼와 브랜틀리에 투여한 이후 더이상 남아있지 않다.

미 NBC방송은 “라이트볼과 브랜틀리가 치료를 받았던 애틀란타 에모리 대학병원으로 새크라를 이송될지도 논의가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모리대학병원에서 에볼라 치료를 맡았던 브루스 리브너 의사는 “세번째 환자의 미국 이송이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어디로 보낼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CNN방송은 “환자 관리를 위한 지지치료로 새크라가 회복할 수 있다”며 “에볼라 치사율은 90%이지만, 감염자 중 절반을 살아남았다”고 전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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