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맥주 양이 줄었네”…슈퍼마켓 덮친 ‘슈링크플레이션’
뉴스종합| 2014-09-04 10:51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최근 글로벌 식품기업들이 기존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제품의 크기를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을 피하면서도 원가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이득이지만, 이는 향후 전반적 물가 상승을 예고하는 전조일 수 있어 우려된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런던 소재 컨설팅업체 DRPM그룹 설립자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고문을 지낸 저명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의 분석을 토대로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이 다시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란 기존 제품과 같은 가격임에도 크기와 중량을 줄인 상품을 팔아 사실상 가격을 올리는 효과를 보는 기업의 판매전략을 가리키는 말이다.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캐드버리 밀크 초콜릿. 지난해엔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중량이 4g 줄어들어 논란이 됐다. [자료=텔레그래프]

맘그렌은 “1970년대 인플레이션이 닥치기 직전까지 기업들이 제품의 크기를 줄였다”면서 최근 슈링크플레이션이 재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달 세계 4위 맥주업체 ‘칼스버그’는 러시아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대해 판매가 인상을 피하기 위해 맥주병 크기는 유지하되 들어가는 맥주량은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식품회사 ‘네슬레’가 아침식사용 시리얼 제품의 가격을 2.68파운드로 유지하는 대신, 중량을 525g에서 470g으로 줄였다는 사실이 영국의 한 소비자단체에 의해 드러난 바 있다.

또 몬델레즈는 지난 2011년 대표 상품인 캐드버리 밀크 초콜릿에서 두 조각을 덜어낸 데 이어, 지난해에는 모서리를 둥글게 만드는 방식으로 중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을 썼다.

식품기업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품 크기를 줄였다는 입장이다.

네슬레 대변인인 렌 베넷은 “원재료 비용의 변화나 포장 변화, 제품 조리 방식 변경 등의 이유로 때때로 제품 크기를 바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맘그렌은 “이는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인플레이션 압박이 상승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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