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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이슈] 세계 9위 정주영부터 이건희까지…시대별 대한민국 주식부자
뉴스종합| 2014-09-12 11:00
코스피 30년 대한민국 최고거부는 늘 주식부자
삼성전자 시총 180조원…2,200배나 뛰어
이건희 회장 120억달러…세계 부호랭킹 96위
정몽구·서경배 등 빌리어네어는 17명


[특별취재팀] 21세기의 거부는 결국 ‘주식부자’다. ‘자본주의 최대 발명품’이라는 ‘기업’에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에너지’라고 표현한 ‘복리(複利)’의 힘까지 더해진 주식의 힘은 세계 경제의 고도화와 함께 나날이 강해지고 있다.

오늘날 세계 최고 부자로 꼽히는 빌 게이츠의 재산의 대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지분이다. 1986년 그가 가지고 있었던 회사의 지분 49%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기업공개(IPO)이후 폭발적으로 가치가 뛰면서 ‘그저 컴퓨터를 좋아했던 유대계 청년’을 몇년새 세계 최고의 부호자리에 올려놓는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1983년 종합주가지수 체제가 자리잡은 이후 대한민국 최고 부자의 자리는 늘 최고 주식부자의 차지였다.

10조원을 크게 웃도는 자산으로 오늘날 ‘한국 최고 부자’로 손꼽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재산 대부분은 그가 보유한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단 3개사의 주식이다. 이 회장 역시 불과 20년 전만해도 대한민국 최고 부자는 아니었지만, 보유주식의 가치가 크게 늘면서 오늘날의 부를 이뤘다. 종합주가지수가 첫 선을 보인 1983년 1월 637억원에 불과하던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현재 그 2200배가 넘는 180조원이 넘는 수준으로 늘어났고, 이 회장을 비롯한 삼성가의 지분 가치도 그에 상응하게 증가했다. 


코스피가 3년만에 다시 2000시대 안착을 타진하고 있다. 1989년 3월 처음 1000포인트를 돌파할 때만해도 그리 멀지않아 보이던 2000포인트지만,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쉽게 정복되지 않고 있다. 수차례의 도전이 있었지만 매번 실패로 돌아갔다.

특히 지난 10년간의 우리 증시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였다. IMF 외환위기 그늘을 벗어난 기업들이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도약하면서 대한민국은 매력적인 투자시장 가운데 하나가 됐다. 1990년대말 16~17% 수준이던 증시의 외국인 비중이 최근 35%를 넘을 정도로 대한민국은 국제적인 시장으로 성장했다.

낮아진 문턱은 역풍으로도 작용하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풍파에 2000언저리이던 주가가 불과 몇달새 반토막도 안되는 1000포인트 이하로 떨어지는 모습도 봤다. 그만큼 우리증시의 부침이 컸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살아남은 삼성, 현대차, SK, LG 등 한국 대표기업 오너들의 부는 불과 10여년새 몇배로 늘어났다. 새로운 부자들도 탄생시켰다. IT혁명속에 거부가 된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화장품 회사를 내수기업에서 수출기업으로 변모시킨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등은 새로운 시대흐름과 시장의 요구속에 살아남아 조원대 부호로 등극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상장사 보유 주식의 가치가 1조원이 넘는 초거부만 17명에 달할 정도로 주식 부자의 숫자는 늘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많다. 지난 30여년간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현재까지 순위 내를 유지하는 곳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단 두 곳 뿐일 정도로 많은 대표 기업들이 뒷걸음질 치거나 사라져갔다. 그 기업의 주식을 움켜쥐고 있던 오너들 역시 기업과 같은 걸음을 걸었다.

포브스지가 조사한 올해 전세계의 10억달러(1조원)이상 빌리어네어의 숫자는 1645명이다. 이들 역시 대부분은 주식부자다. 

우리나라 최고 주식부자인 이건희 회장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이들 가운데 96위를 기록하고 있다. 100위 이내에 들려면 적어도 12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이 필요하다. 그만큼 세계 100대부호에 포함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과거 한국인 중에 이 회장보다 훨씬 더 높은 순위까지 오른 사람들도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1988년 총자산 80억달러로 4위, 1989년에는 5위, 1990년에는 9위 등 세번에 걸쳐 세계 10대 부자에 오른 적이 있다. 일본 경제가 버블이던 시점이라 일본에서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높게 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순수한 한반도 사업가 중에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세계 톱 10에 든 적이 있다. 그는 1995년 포브스 조사에서 62억 달러의 재산으로 세계 9위의 부호로 꼽혔다. 당시 1위인 빌게이츠의 자산은 정 회장의 두배인 129억 달러선이었고, 정회장 보다 한순위 낮은 10위에는 홍콩의 리카싱 청쿵 그룹 회장이 자리잡았다. 그 만큼 정회장이 이뤘던 부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컸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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